[여야 제주지사 후보에게 듣는다] 신구범 새정치연합 후보 "中 잔치판 투자진흥지구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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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D-21“중국 자본의 투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제주 투자진흥지구 지정제는 폐지돼야 한다.”
"토종자본 4조원 조성…홍콩처럼 1國 2체제로"
신구범 새정치민주연합 제주지사 후보(72)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국내외 투자유치를 위해 2002년 투자진흥지구 지정제를 도입했지만 대부분 혜택을 중국 자본이 누리는 ‘중국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투자진흥지구는 5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개발사업 지역을 특별지구로 지정해 법인세 및 소득세를 3년간 면제(이후 2년은 50% 감면)하고, 취득세는 전액 면제해주는 제도다. 현재 34개 지역(1932만6000㎡)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돼 있다.신 후보는 “싼 값에 토지를 매입한 중국 자본은 유리한 조건으로 리조트와 호텔, 콘도미니엄 등 관광 시설물을 지어 돈을 벌어가고 있어 사실상 제주도민에게 돌아오는 실질적인 혜택은 적다”며 “중국 자본에 대한 불안과 우려가 많은 상황에서 정치가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자본을 대체할 4조원의 토종 자본 조성 계획도 밝혔다. 그는 “제주도에는 제주도민의 은행 예금 및 비은행 금융기관 예금액, 삼다수 판매 순이익금, 로또복권 수익 배당금 및 경마 레저세가 정기적으로 들어온다”며 “이 자금을 유동화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거나 제주도 개발펀드 조성으로 4조원 규모의 토종 자본을 운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도민 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1국 2체제’도 언급했다. 신 후보는 “홍콩 싱가포르와 경쟁하기 위해 국제자유도시를 만들었지만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세금과 법률을 다룰 수 있는 자치재정권과 자치입법권을 보장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8년 제주지사를 지낼 당시 제주개발공사를 통해 제주도 지하수로 만든 ‘삼다수’를 선보였다. 그는 “1990년대 초 미국 연수를 갔을 때 사람들이 마트에서 물을 사먹는 걸 보고 제주도 지하수 생각을 했다”며 삼다수를 개발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이어 “(지사가 된다면) 통합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중국 시장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신 후보는 “나는 정치는 빵점이다. 정책밖에 모른다”며 “과거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중심의 깨끗한 선거를 하겠다”고 했다.
△1942년 제주시 △제주 오현고·육군사관학교 4년 중퇴 △제5회 행정고시 합격 △농림부 기획관리실장 △민선 1기 제주지사 △축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제주=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