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기업사냥꾼에 무너졌던 '히든챔피언'…디지텍시스템스, 새 주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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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M&A 회생안' 인가▶마켓인사이트 5월15일 오후 1시36분
5월 터치스크린 재생산
기업사냥꾼의 횡포로 우량 코스닥 기업에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기업으로 전락한 디지텍시스템스가 인수합병(M&A)을 통한 정상화에 나선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디지텍시스템스의 M&A를 통한 정상화 방안을 인가하고 딜로이트안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작업은 오는 7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감사의견 거절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던 디지텍시스템스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오는 7월31일까지 개선 기회를 얻었다. IB업계 관계자는 “M&A가 예정대로 성사된다면 상장폐지를 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터치스크린 생산능력 국내 1위 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는 작년 상반기 수출입은행이 유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히든챔피언’에 오르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아왔다. 휴대폰과 태블릿 컴퓨터용 터치스크린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했다.
하지만 2012년 2월 회사를 인수한 기업사냥꾼 최모씨가 회사 직원과 짜고 671억원의 자금을 횡령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려 지난 3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거래소는 지난 2월 디지텍시스템스의 주권매매를 정지시켰으며 증권선물위원회와 채권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회계처리 기준 위반과 삼성전자 매출채권 위조 혐의로 회사를 검찰에 고발했다.디지텍시스템스는 법원의 M&A 인가가 난 만큼 5월 안에는 공장을 재가동해 일본 샤프와 리코 등 거래처에서 발주한 물량을 소화할 계획이다. 베트남 하남성 동반공단에 세운 3만9700㎡ 규모의 생산공장도 곧 활용할 방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터치스크린 생산기술과 설비 부문의 경쟁력은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이어서 삼성전자 납품회사가 되려는 중국과 국내 경쟁업체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