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전략株 vs 유도전략株 승자는

몸집 키우는 스모전략株
CJ CGV, 中 공격 출점…이지바이오, 수직계열화
대형화로 지배력 키웠지만 실적부진 우려에 하락세

틈새 파고든 유도전략株
미디어플렉스, 영화 수출 속도…하림, 육계 가공사업에 집중
특정시장 집중공략으로 실속·안정 챙기며 상승세
‘유도가 스모를 이겼다?’

특정시장을 겨냥하거나 납품처 다변화 등으로 방어력을 쌓은 일명 ‘유도전략 주(株)’들이 대형화와 수직 계열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넓히는 공격형 ‘스모전략 주’에 판정승을 거두고 있다.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거나 허를 찌르는 ‘유도전략’이 주가 측면에서 몸집을 키워 경쟁자를 압도하는 ‘스모전략’을 능가한 셈이다.
○중국 영화시장 다른 공략법

CJ CGV 주가는 지난 3월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종가는 4만6850원으로 3월 고점(5만6700원) 대비 17.3% 하락했다. 지난 1분기 실적 부진 때문이다. 국내 영화관람객 수가 줄어든 데다 중국 사업의 적자폭이 커지면서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났다.

전문가들은 CJ CGV가 중국에서 공격적인 출점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어 당분간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측은 작년 말 27개였던 중국 점포(상영관) 수를 올해 46개로 늘릴 계획이다.반면 최근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미디어플렉스 주가는 연일 뜀박질하고 있다. 지난 2월 2420원을 바닥으로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주가는 저점 대비 66% 오른 4015원으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한·중 합작영화를 제작·배급하는 사업전략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중국 콘텐츠 시장 공략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한·중 합작펀드를 조성키로 한 점도 호재로 꼽힌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두 회사 모두 중국 영화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지만, 어떤 사업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투자 매력도가 달라졌다”며 “극장사업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반면, 영화제작·배급사업은 변동성은 크지만 이익의 폭발력이 크다”고 말했다.

○몸집·간판보다 실속·안정성 중요농축산물 관련주 중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이지바이오와 하림도 서로 대비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지바이오는 사료부터 돼지고기 닭고기 등 농축산물 전반에 대한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자회사인 팜스토리(사료), 옵티팜(바이오), 마니커(육계)를 통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마련했다. 반면 국내 1위 닭고기 기업인 하림은 육계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 두 종목은 올초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동반 강세를 보였다가 지난달 이후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이달 들어 이지바이오 주가는 2% 넘게 빠졌지만 하림 주가는 3.7% 올랐다. 제품가격 상승에 따른 주가 반영이 상당 부분 이뤄진 가운데 육계전문기업인 하림은 여름 성수기와 닭고기 공급과잉 해소에 따른 수혜의 폭이 클 것이란 기대가 추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스마트폰 부품주인 파트론(-6%)과 이노칩(13.3%) 주가도 올 들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외 매출처 다변화 여부가 주가 차별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성장률은 연간 45%에 달한다”면서 “이노칩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12년 말 19%에서 올해 28%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지연/김동욱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