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中시위' 베트남서 현지 한국업체 직원들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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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이틀간 또 시위 예정반중시위로 사망자가 발생한 베트남 중국부 하띤성에서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 현지 한국인 업체들이 조업을 중단하고 철수했다.
중국인 사망자 2명으로 늘어
16일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띤 현지에서 공사 중이던 삼성물산은 전날 현장에서 일하던 76명을 외곽지역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또 항만 근처 선박에서 작업 중인 나머지 18명은 유사시 배를 통해 현장에서 철수시킬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국인 현장 직원 100명 중 휴가 등으로 현장에 없던 6명을 제외한 94명 모두 안전한 상황”이라며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역시 이날 오전 대만 포모사플라스틱그룹 공사 현장에 남아 있던 근로자 약 50명을 철수시켰다. 포스코건설은 다만 공사 현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한국인과 중국인 근로자 21명은 공안의 보호 아래 현지에 머무르도록 했다.베트남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장 출입문에 중무장한 병력을 배치하고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앞서 AP통신 등은 반중 시위대가 하띤성에 건설 중인 포모사플라스틱그룹의 제철소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건설 하청업체 소속 중국인 근로자 한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공사 현장에서는 베트남인과 중국 근로자들의 충돌로 약 150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은 주말인 17~18일 대규모 시위가 예정된 점을 고려해 한국 관련 기관과 동포에게 신변 안전에 특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베트남 남부지역에서도 중국인 근로자 1명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시위로 인한 중국인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 대만연합보에 따르면 지난 13일 밤 베트남 남부 빈즈엉성에 있는 대만 기업 공장숙소에서 중국인 직원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는 시위대의 방화로 숙소 건물이 불에 타는 과정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팡펑후이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남중국해 석유 시추작업을 계기로 베트남과 대립하고 있는 것과 관련, “중국의 일방적인 행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팡 총참모장은 “남중국해는 우리 선조가 물려준 땅으로 1인치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김보형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