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혁신과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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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7
혁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젊음
마음의 혁신을 이뤄 관행을 깨버리길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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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0대 기업에서 내걸고 있는 전략 및 비전 설정에 쓰이는 어휘와 빈도수를 보면 글로벌, 1등, 고객, 가치, 혁신의 순으로 혁신을 중요시한다.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cloud) 서비스 회사인 아마존이 필자에게는 좋은 혁신의 예다.1994년 필자는 한 주요 일간지에 난 기사를 접했다. 미국 시애틀에서 인터넷을 통해 책을 판매하는 사업을 아마존이란 회사에서 시작했다는 조그마한 기사였다. 당시 한 외국계 회사의 시스템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 기술을 그 당시 누구보다도 먼저 알고 있었던 터라 이거다 싶어 바로 사업을 준비했다. 그러나 확신이 안 서는 것이 있었는데 기존의 유통을 담당하는 대형 서점들이 그 책을 자기 서점에서 판매하는 것을 거부할 것이고 그들의 영향력으로 인터넷을 통한 책의 판로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존 사장인 제프 베저스는 사업을 계속 추진했고 필자는 생각을 접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그 당시 필자는 인터넷이 가져올 핵심가치를 가슴으로 공감하지 못했고 또한 그 핵심가치를 느끼는 주체인 고객의 시각을 내재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체질 개선을 통한 혁신, 프로세스 재정립에 의한 혁신 등 많은 형태의 혁신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혁신을 통해 개선이 된다는 강한 마음의 혁신이 우선이다. 그것 없이는 기존의 질서, 관행, 규칙 등을 깨뜨리고 나갈 만한 추진력이 생기지 않으며 혁신이란 이름의 허울 좋은 시늉일 뿐이다. 산업구조의 재편성, 사회적 관계의 재설정, 문화와 의식이 급속히 변화하는 현 시대에 안정적인 직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또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혁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가 젊음이다. 젊은 우리 대학생들이 혁신하는 마음으로 시대를 견인하기를 바란다.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