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태양광 M&A' 두 얼굴…한화큐셀과 솔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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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점에 산 솔라원, 4300억 썼지만 실적 부진▶마켓인사이트 5월18일 오후 2시40분
400억에 인수한 큐셀, 영업이익은 4배 더 많아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이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가운데 인수합병(M&A)을 통해 자회사로 편입한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대조적 실적이 주목받고 있다. 한화큐셀은 인수가격이 한화솔라원의 10분의 1이지만, 영업이익은 반대로 4배가량 많기 때문이다.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은 지난 1분기 각각 50억원과 1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화큐셀의 일회성 이익(110억원 규모)을 제외해도 한화솔라원을 크게 웃돈다.
한화솔라원은 한화그룹이 2010년 중국의 태양광 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4350억원에 인수하면서 계열사가 됐다. 한화큐셀은 2012년 인수한 독일의 큐셀이 모태다. 인수규모만 놓고 보면 한화솔라원에 대한 기대가 훨씬 더 컸지만 실적은 정반대다.
투자은행(IB) 업계는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실적 차이를 기업 M&A 전략과 타이밍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한다. 한화그룹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한 2010년은 태양광 경기가 최고점일 때였다. 태양광 경기의 지표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80달러로 20달러대인 현재의 4배 수준에서 거래됐다.한화솔라원은 인수 첫해인 2010년 1945억원의 반짝 영업이익을 끝으로 2011년 2038억원 적자전환했다. 2012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2130억원, 72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한화큐셀은 태양광 경기가 최저점을 찍은 2012년 헐값에 인수한 사례다. 독일 큐셀은 태양광 셀 제조 분야에서 세계 1위였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가격이 10달러대로 떨어지는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시 큐셀의 자산이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와 채권단이 파산을 막기 위해 연 0~2%의 초저금리로 2031년까지 채무를 장기 변제하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한화는 시장가의 10분의 1 수준에 큐셀을 인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설비시설 대비 3배가량의 높은 생산량과 유럽의 ‘중국산 태양광 셀에 대한 반덤핑 규제’의 반사이익까지 더해 한화큐셀은 당분간 한화솔라원보다 높은 이익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