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소비…의류·미용·레저 씀씀이 확 줄었다

참사 이후 카드사용 급감
보험업종은 3.5% 증가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 따른 사회 전반의 애도 분위기가 소비심리를 크게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소비재가 아닌 의류·레저·미용 분야에서의 소비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0일 여신금융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카드승인 금액은 총 47조1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3400억원(5.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 달 전인 3월의 카드승인액 증가율 7.0%와 비교하면 1.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특히 4월 상반월(1~15일) 대비 하반월(16~30일)에 의류(5.4%→-4.3%) 레저(12.6%→-3.8%) 미용(8.1%→0.6%) 등 비(非)필수소비재 업종의 카드승인 금액 증가율이 두드러지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필수소비재 업종 소비를 더 세분해서 보면 유아·아동복(13.5%→-3.2%)과 레저타운(27.5%→-31.0%) 골프장(17.2%→-2.4%) 헬스클럽(11.5%→0.6%) 화장품(3.2%→-4.4%) 분야에서 상반월 대비 하반월 카드승인액 증가율 하락 폭이 컸다.

지난달 여객선 업종의 카드승인액은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에 그쳤다. 이는 여객선을 포함 항공·철도·고속버스 등 교통 관련 업종 전체의 카드승인액 증가율(12.9%)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세월호 사고 탓에 여객선 업종의 지난달 하반월 카드승인 증가율은 -29.9%로 추락, 상반월(41.8%)의 큰 폭 증가세가 완전히 꺾였다. 여행 관련 소비가 크게 위축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다.유통업종도 지난달 하반월 들어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율이 둔화했다. 필수재 위주의 소비가 이뤄지는 슈퍼마켓에서는 상반월과 하반월 사이의 증가율 감소폭이 0.2%포인트 차로 크지 않은 반면, 상대적으로 사치재 소비가 많은 백화점에서는 하반월 증가율이 상반월보다 6.0%포인트 낮았다.

반면 보험 업종은 세월호 사고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상반월 보험 업종 카드승인액 증가율은 -39.5%였지만 하반월 들어 3.5%로 급등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