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美 화이자 인수 제안 거절

주주들 실망…주가 11% 급락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화이자가 지난 18일 제시한 주당 55파운드의 최종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고 19일 발표했다. 합병을 기대했던 주주들이 실망 매물을 내던지면서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는 이날 런던 증시에서 장중 한때 15% 급락했다. 주가는 결국 11% 하락한 43.02파운드에 장을 마쳤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날 성명을 통해 “18일 화이자 측과의 전화통화에서 화이자가 16일 제시한 인수가 53.50파운드보다 최소 10%는 높아야 이사회를 설득할 수 있다고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레이프 요한손 아스트라제네카 회장은 “우리는 화이자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합병의 가치가 독립 회사로 남았을 때의 가치보다 높지 않다고 판단해 제안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요한손 회장은 또 “합병 후 미국 내 세금문제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합병 후 본사를 법인세율이 낮은 영국으로 옮길 계획이었지만 미국 정치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아스트라제네카 주주들은 회사의 결정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10대 주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주주들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처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임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많다. 주주들의 압박에 못 이겨 아스트라제네카가 다시 협상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상법상 양측은 화이자가 첫 인수제안을 발표한 지 한 달이 되는 오는 26일까지 논의를 계속할 수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