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수요 측정 수단은 물가…가격 신호기능 왜곡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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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9
스토리&스토리성공적인 통화정책을 위해서는 화폐 수요를 정확히 추적해야 한다. 새로운 통화가 공급됐을 때 그것이 화폐수요에 맞게 공급됐는지, 과잉 공급 또는 과소 공급됐는지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 과정이 중앙은행제도에는 없다. 중앙은행이 그것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물가수준이 변화한 이후다. 새로운 화폐 발행과 물가수준 변화를 통해 인지하는 데 많은 시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 문제로 인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어렵다.
통화정책의 한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서 정보보다 더 큰 문제는 화폐 분야에서 가격의 신호 기능 왜곡이다. 일반 대중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선택한다면 은행과 투자자들은 시간선호가 하락했다는 신호를 받아 이자율과 대출이 적절한 방향으로 조정된다. 시장이자율이 상승하고 은행의 대출활동이 준다. 그러나 여기에서 목표금리에 맞추기 위해 중앙은행이 공개시장 매입을 할 경우 은행에 지준금이 새롭게 창출되고 대출이 증가한다. 이자율이 하락함은 물론이다. 이것은 화폐불균형을 초래함과 동시에 투자자의 잘못된 투자를 유도해 붐과 버스트의 경기변동을 야기한다.준칙에 의한 통화정책 역시 불완전하기는 마찬가지다. 물가안정목표제를 보자. 물가안정목표제는 어떤 경우에도 물가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정책이다. 그러나 이것은 경제 변화의 중요한 요소를 무시하는 정책이다. 기술 진보에 따라 생산성이 증가하면 생산량이 증가해 물가가 자연히 하락하게 된다. 물가안정 목표제에 따르면 이 경우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량을 증가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안정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통화당국이 통화량을 증가시킴으로써 화폐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본디 한계를 갖고 있다. 물론 준칙이 재량적 통화정책보다는 훨씬 낫지만 여전히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