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삼성전자, 국고채·은행채 대거 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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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새 2조 안팎 매수▶마켓인사이트 5월25일 오후 2시18분
은행, 예금수용 능력 한계
직접투자에 채권시장 촉각
삼성전자가 60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성자산 운용 전략을 바꾸고 있다. 그동안 여유자금 대부분을 은행 예금에 넣어 뒀지만 지난달부터 국고채 등 채권을 대거 사고 있다.
2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국고채, 통화안정증권, 산업은행 채권, 정책금융공사 채권 등 초우량 채권을 적게는 건당 500억원, 많게는 3000억원씩 사들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이후 매입한 채권 규모는 2조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2016년 6월 만기 국고채(13-3호) 27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달 2일 정책금융공사 채권 3300억원을 매입한 ‘기타법인(비금융 일반기업)’, 지난달 29일 우리은행 2년 만기 회사채 발행액 3000억원 중 2500억원어치를 가져간 ‘큰손’도 삼성전자였다는 게 채권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한 증권사 채권중개인은 “삼성전자 매입 채권들의 수익률은 대부분 연 2.8~2.9%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채권 매입에 직접 나선 것은 국내 은행들의 예금 수용 능력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요즘 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찾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은 삼성전자가 벌어들이는 현금을 모두 예금으로 수용하기에 벅찬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18조원)과 단기금융상품(41조원)은 지난 3월 말 현재 총 59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채권 직접투자에 나서면서 채권시장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브로커는 “삼성전자가 채권을 지속적으로 매입할 경우 시장 금리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며 “앞으로 삼성전자가 얼마나 더 많은 채권을 살지가 요즘 채권시장의 가장 큰 화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의 채권 매수 배경이나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