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세월호 참사'로 주목받은 이 로펌…세창, 해상·보험분야 23년째 '한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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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로펌 - 세창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추궁과 사법처리가 본격화되면서 주목받는 로펌이 있다. 1992년부터 23년째 해상·보험분야 한우물만 파고 있는 법무법인 세창이 그 주인공이다. 김현 대표를 비롯해 소속 변호사들은 언론사의 잇단 인터뷰 요청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1991년부터 김 대표가 고문을 맡은 해양수산부에 대한 자문업무도 크게 늘었다.
김 대표는 “유가족들은 청해진해운과 선주는 물론 검사 및 감독을 제대로 못한 한국선급과 해경을 상대로도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보험 분야는 지식재산권처럼 전문적인 영역이어서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 전문 변호사가 드문 이유다.김 대표가 해상·보험분야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송상현 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의 영향이 컸다. 송 소장은 서울대 법대 대학원에서 국제해상법 강의를 할 때 김 대표의 지도교수였다. 김 대표는 코넬대 한국유학생 1호를 기록한 송 소장의 권유로 코넬대 로스쿨에 진학했고, 미국 해상법 박사 1호였던 송 소장을 따라 역시 미국 해상법 박사학위를 땄다. 두 사람은 ‘해상법 원론’책을 공동 집필했을 정도로 죽이 잘 맞았다. 그래서 김 대표의 별명은 ‘리틀 송상현’이다.
김 대표의 세창 경영방식은 ‘함께 성장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소속 변호사를 해외 유학 보낸 것이 대표적 사례. 중소로펌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송해연 변호사(해상팀장)와 이연주 변호사(해상부팀장)는 영국에서, 이광후 변호사(회사팀장)는 중국에서 각각 대학을 다니며 해상보험 관련 분야에 대한 이론적 깊이를 더했다. 세창에서는 또 7, 8년차가 되면 지분 참여 없이도 파트너가 된다. 현재 총 15명의 변호사 가운데 두 대표를 포함해 11명이 파트너 변호사다. 이들은 회사에 이익이 날 경우 지분에 비례해 배당을 챙길 수 있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송 변호사는 “세창에 들어와 도제식으로 일을 배우면서 이 분야 전문가가 됐다”고 말했다.세창의 주된 고객은 선박회사와 보험회사. 해운업계 3~4위인 SK해운과 KSS해운이 세창의 자문을 받고 있다. 대표적 자문사례는 한진중공업을 대리해 선박가격을 부당하게 깎으려던 프랑스 선박회사 CMA의 횡포를 물리친 일이다. 고의로 선박을 침몰시킨 뒤 보험금을 받아내려던 D선박의 보험사기 행각을 막은 일도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