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안대희 공방…與 "치켜세워 놓고 흔들어", 野 "사퇴해야"

안 후보자 "기부는 총리지명과 무관"
여야는 27일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사진)의 전관예우 의혹과 재산 사회 환원 시점 등을 놓고 각을 세웠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안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전관예우를 막기 위한 일명 ‘안대희 방지법’을 발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요구가 지나친 정치 공세라며 안 후보자를 옹호하고 나섰다.

김한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원내대표회의에서 안 후보자의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이야말로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적폐이자 암덩어리”라며 “전관예우로 횡재한 법피아(법조인+마피아)가 어떻게 관료 카르텔을 척결하는가”라고 말했다.김 대표는 안 후보자가 재산 1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것에 대해 “총리라는 자리는 떳떳하지 못한 돈을 토해낸다고 차지할 수 있는 자리가 결코 아니다”고 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도 “전관예우로 벌어들인 돈을 환원하며 총리 자리를 얻어보겠다는 ‘신종 매관매직’이 아니냐는 게 국민이 묻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2년간 로비활동 경력이 있는 관피아(관료+마피아) 출신의 해당 분야 공직 임명을 금지해 ‘회전문 인사’를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안대희 방지법’을 조만간 발의하기로 했다.새누리당은 안 후보자가 변호사 개업 이후 갑작스러운 재산 증식 문제가 불거졌지만 발빠른 사회 환원 결정으로 논란을 차단했기 때문에 심각한 결격 사유는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안 후보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야권에서 그간 치켜세웠던 인물”이라며 “야권이 여러 측면에서 또 흔들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야당이 ‘안대희 방지법’을 발의하기로 한 데 대해 “사실관계 확인조차 없이 의도적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법명에 묶어 영원히 망신주려는 식으로 매도하는 행태는 금도를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안 후보자는 이날 변호사 수익금 중 이미 기부한 4억7000만원에 대해 “총리 지명과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기부금 4억7000만원 중 3억원의 기부 시점이 정홍원 총리의 사의 표명(4월27일) 이후여서 ‘자신의 총리 지명을 염두에 두고 기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이다. 안 후보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9월부터 변호사 수익금 일부를 우리 사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계속 기부해왔다”며 “(문제의) 3억원도 후보 지명 훨씬 전부터 기부 방법 등을 미리 알아본 후 기부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태훈/주용석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