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벌집 대표 "삼겹살 주문하면 소외계층에 희망밥상 기부"

'1+1 착한 쇼핑몰' 연 개그맨 출신 이승환 벌집 대표

적십자사와 협의, 대상 선정 마쳐
"500g 7500원, 가격도 싼 편이죠"
“홍길동 님께서 당신께 희망밥상을 선물하셨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삼겹살, 돈가스 등을 주문하면 동일한 제품이 구매자의 이름으로 기부되는 ‘착한 쇼핑몰’이 등장했다. 이름하여 ‘희망밥상닷컴’(www.희망밥상.com), 만든 사람은 개그맨 출신 사업가로 유명한 이승환 벌집 대표(사진)다. 지난 26일 쇼핑몰을 연 이 대표를 29일 서울 등촌동 벌집 사무실에서 만났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여러 형태로 활동하고 있지만, 사업과 연결해 기부 규모를 좀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쇼핑몰 열었다고 포털사이트에 광고할 비용 아껴서 수천명이 맛있는 식사 한끼 할 수 있으면 좋잖아요.”8년 전 보육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랑의 삼겹살’ 행사로 적십자사와 인연을 맺은 이 대표는 적십자 임원 못지않은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은 연말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명동거리에서 72시간 동안 ‘자지 않고 먹지 않고(no food no sleep)’ 벌이는 라이브 모금 생방송이다. 지난해에는 2박3일 동안 14억6000만원을 모금해 모두 적십자사에 기부했다.

이 대표가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책정한 예산은 4000만원이다. 이미 적십자사와는 ‘희망밥상’을 전달받을 소외계층 선정 협의를 마쳤다. “삼겹살 500g이 7500원이에요. 시중에 비해 오히려 싼 편입니다. 이익을 남기는 게 목적이라면 해선 안 돼요.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손해가 나니까요. 회사도 살아야 봉사를 계속할 수 있으니, 한도를 정해놓은 거죠.(웃음)”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도 많이 생겼다고 한다. “기부 프로젝트에 보태라며 현금을 보내주시는 분도 있고요. 연초에 냈던 책을 수십권씩 사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야말로 나눔이 곱하기가 되는 상황이죠.”이 대표가 말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콘셉트는 ‘셰어슈머 마케팅(sharesumer marketing)’이다.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의미있는 나눔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의 마케팅 방식이다. 이 대표의 기대대로 쇼핑몰 개설 후 사흘 만에 2700여명이 뜻을 함께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