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5] 서울, 與 숨은표 반란 일어날까…당지지율 野에 크게 앞서 '변수'

서울·수도권 여론조사 - 서울시장
정몽준 34.7% vs 박원순 52.4%

새누리 40.5%·새정치 28.4%
여권 지지자 실제 투표 '관심'
"여론조사로는 결과 단정 못해"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과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투표에서 정당 지지율이 사전 여론조사의 판세를 뒤집을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리서치가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 정당을 묻는 항목에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을 선택한 응답은 각각 40.5%, 28.4%로 집계됐다. 이는 정 후보와 박 후보가 얻은 지지율과는 큰 차이가 난다. 정 후보는 새누리당 지지율에 6%포인트 못 미치는 34.7%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지만, 박 후보는 새정치연합 지지율보다 24%포인트 높은 52.4%의 지지율을 얻었다.
정 후보 측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와 집권 여당에 실망한 20~30대 젊은 유권자와 여권 성향에 가까운 부동층이 일시적으로 야당 후보에 돌아선 것일 뿐 실제 투표에선 유권자들이 정당 지지 성향에 따라 투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박 후보 측은 후보와 당 지지율 간 격차와 관련, “서민을 대표하는 박 후보가 정치적 성향과 정파를 넘어 서울 시민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당 지지율에 따른 막판 표심 변화와 부동표 향배에 따라 2010년 서울시장 선거처럼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 최고 20%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우위를 나타냈지만, 실제 선거에선 오 후보가 0.6%포인트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분석센터 이사는 “정 후보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공고하다는 점, 박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어 여론조사로는 선거 결과를 단정지을 수 없다”며 “변동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 수도권 세 지역에서 모두 한 자릿수 격차를 보였던 것처럼 박빙 승부가 벌어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부동표가 어느 후보로 쏠릴지가 최대 관건이어서 남은 기간 후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이번 조사에선 연령별 지지후보 추이도 극명하게 갈렸다. 20~40대 응답자 사이에서 박 후보 지지율은 60.5~70.4%로 높게 나타났고, 50대와 60대 이상에선 거꾸로 정 후보 지지율이 각각 52.8%, 58.6%로 절반을 넘었다. 지역별로는 강북과 강남에서 모두 박 후보가 50% 넘는 지지율을 얻었다.

세월호 참사가 서울시장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는 ‘영향을 받았다’가 33.5%, ‘영향을 받지 않았다’가 63.8%로 조사됐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