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칼리 피오리나 前HP 회장 - 조윤선 여성부장관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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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피 심부름하던 비서 출신…작은 일이라도 경험하고 배우세요"
조윤선 장관, 기업가 정신 심으려면?
피오리나 前 회장, '실수=실패' 환경 바꿔야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회장은 30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기업가 정신과 여성 리더십’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무도 비서 출신인 내가 최고경영자(CEO)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일류회사, 높은 직위, 화려한 경력이 있다고 해서 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타이틀’은 언제든 쉽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진정한 리더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다른 사람의 가능성을 보고 잠재능력을 끄집어내는 사람”이라며 “기존 질서와 체제를 바꾸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이라고 정의했다.
피오리나 전 회장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대담도 가졌다. 그는 한국 청년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조 장관의 질문에 “리더들이 실수가 실패가 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는 기업이 위험을 감수하고 창조성을 발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실패에서 두 번 실수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면 된다”고 했다.
성차별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조 장관은 “로펌에서 최초의 여성 변호사로 일하면서 소외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하자 피오리나 전 회장은 “신참 때 직장 상사와 스트립쇼 하는 곳에서 고객과 미팅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런 불편한 일들을 이겨내자 아무도 나를 시험하지 않았다”며 “여성들은 용감하게 대처하고 더 열심히 일해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