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신드롬] "투자위험 안고 헌 집 사느니 새 집서 삶의 만족 높이자"

새 아파트 인기 이유
최근 새 아파트가 크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손실 회피(loss aversion) 성향 △현상유지 경향 △소득수준 향상 등을 주요 이유로 꼽는다.

그동안 부동산은 개발 사업을 통해 가치가 상승했다. 재건축 사업이 대표적이다. 투자자들은 낡은 아파트를 사서 재건축 후 시세차익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서울 가락동 가락시영의 추가부담금이 알려지면서 매물이 급증하는 것처럼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정비사업에 대한 투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손실을 줄이는 방법을 찾다 보니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나 최근에 준공된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재건축 초기 단계의 아파트를 살 때는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가격 할인 등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눈에 보이는 새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손해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적다”고 설명했다.

심리적으로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도 새 아파트 선호와 맞물려 있다. 부동산 시장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대형 사건을 겪은 뒤 ‘투자 불패 신화’가 무너졌다. 아파트 가격이 향후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생긴 것이다. 때문에 수요자들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보다 다 지어놓은 아파트를 선택한다는 설명이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요즘 주택 수요자들을 보면 지금의 새 아파트에서 삶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경향이 강하다”며 “그동안의 학습효과 때문에 위험 부담을 안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득 수준이 상승한 것도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인으로 꼽힌다. 소득이 3만달러에 가까워지면서 주거비 지출 여력도 상대적으로 커졌다. 낡은 주택보다 훨씬 더 편리하게 지어진 주택에서 살고 싶은 욕구가 더 커진 것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