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가 사랑한 향수, 르 라보
입력
수정
지면E11
호텔·항공사등 프리미엄 서비스 업체들이 즐겨찾아어메니티(Amenity)는 투숙객에게 격조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호텔 객실에 무료로 준비해 놓은 각종 소모품을 말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어떤 브랜드의 어메니티를 비치했느냐에 따라 호텔의 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고급 호텔일수록 까다롭게 선택한다.
개인 맞춤형 라벨서비스도 인기
미국 고급 향수 브랜드 르 라보는 호텔·항공사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추구하는 업체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다.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모던 럭셔리 호텔 브랜드인 에디션 내 모든 객실에 르 라보 제품이 비치된 게 단적인 예다. 르 라보가 아직 세상에 나온 지 10년도 안 된 브랜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르 라보는 마케팅 전문가 에드워드 로쉬, 파브리스 피노가 만들었다. 두 사람은 조향사 출신은 아니었지만 자신들만의 향수 브랜드를 만들기로 하고 2006년 2월 미국 뉴욕에 첫 매장을 열었다. 실험실처럼 꾸며진 매장에서 고객이 원료를 직접 택해 ‘나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르 라보는 ‘뉴요커의 향기’라는 애칭을 갖게 됐다.
르 라보는 향수 업계 최초로 고객들에게 맞춤형 라벨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향수 라벨에 띄어쓰기를 포함해 23자까지 원하는 문구를 적어 넣을 수 있어 소장 가치를 높였다. 여행용 미니 향수병인 트래블 튜브에 고객의 이니셜을 새겨주는 인그레이빙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보디로션, 보디오일, 샤워젤, 향초 등 제품군이 다양하지만 주력 제품은 역시 향수다. 상탈33은 오스트리아산 샌들우드, 파피루스, 삼나무우드 등을 포함한 우디향이 인상적인 남녀 공용 제품이다. 깊고 묵직한 향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로즈31은 장미 향에 도전하고 싶은 남성 고객을 위한 향수다. 베티베46은 르 라보 제품 중 가장 남성스러운 향으로 꼽히는 제품이다. 르 라보의 모든 향수 제품 가격은 50㎖에 22만5000원, 100㎖에 32만원이다.
르 라보의 국내 매장은 2012년 문을 연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 1층 매장 한 곳뿐이다. ‘핸드메이드 콘셉트’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국내에서는 화장품법에 따른 규제 때문에 매장에서 직접 제조하는 게 불가능해 완제품으로만 판매한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