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코베인이 공연했던 클럽…시애틀엔 '록 스피릿'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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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핸드릭스&너바나의 도시 시애틀시애틀은 커피와 비로 유명하지만, 음악의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록의 성지로 통한다. 록과 블루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핸드릭스가 이 도시에서 태어났고, 커트 코베인이 이끄는 너바나도 시애틀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또 앨리스 인 체인스, 펄 잼, 사운드가든 등 쟁쟁한 록 밴드들이 함께 활동하며, ‘시애틀 사운드’라 불리는 그런지록의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박물관·공연 영상·포스터…전설적 뮤지션들 자취 고스란히
시내 곳곳에서 인디밴드 공연
![지미 핸드릭스의 자취를 볼 수 있는 EMP박물관 내부의 기타 조형물.](https://img.hankyung.com/photo/201406/AA.8725083.1.jpg)
![지미 헨드릭스의 친필 노트.](https://img.hankyung.com/photo/201406/AA.8725086.1.jpg)
박물관 안에 있는 500여개의 기타를 쌓은 탑 또한 천재 기타리스트인 핸드릭스를 기리기 위해 만든 조형물이다. 핸드릭스가 실제로 입었던 무대 의상과 직접 연주했던 기타, 작사 노트와 공연 영상 등도 전시돼 있다. 가장 진취적이고 저항적이었던 천재 기타리스트 핸드릭스를 기리는 EMP는 시애틀의 로큰롤 정신을 이어가는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인 것이다.핸드릭스와 코베인은 공교롭게도 스물일곱이란 젊은 나이에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도심에서 남쪽으로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핸드릭스의 무덤에는 지금도 매년 1만5000명 이상의 팬들이 찾아온다.
박물관에 박제돼 있는 역사로서가 아니라 지금도 이어져 오는 로큰롤의 현장으로 도시를 만나고 싶다면, 시내 곳곳에 있는 라이브 공연장을 찾으면 된다. 마침 투숙한 호텔에서 세 블록 정도 떨어진 거리에 시애틀의 전설적인 클럽 크로커다일이 있다. 1991년에 생긴 이곳은 너바나를 비롯한 펄 잼, 앨리스 인 체인스 등 수많은 밴드들이 공연했던 명소 중의 명소다. 2007년 문을 닫았다가 2009년 엘리스 인 체인스의 신 키니가 인수하면서 다시 문을 열었다.
19세기 오래된 건물의 풍광1939년 문을 연 이래 머디 워터스에서 펄 잼에 이르기까지 무대에 올랐던 더 쇼박스 클럽, 뉴욕타임스가 극찬한 매주 일요일의 잼 세션이 펼쳐지는 카페 레이서, 시애틀의 메탈 신을 생생하게 들려주는 더 하이라인 등 시애틀에는 실력 있는 라이브 클럽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캐피톨힐과 함께 주목할 만한 최신 동네로는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자동차로 20분 정도 가면 나오는 발라드이다. 실즈홀 베이가 감싸고 있는 항구도시로, 원래 스칸디나비아 이민자들이 옮겨와 살던 거주지였다. 19세기의 오래된 건물과 풍광이 잘 보존돼 있어 유서 깊은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여행자가 가기에는 대중 교통편이 편리하지는 않으나, 요즘엔 아티스트들의 작업실과 크고 작은 숍, 카페들이 속속 생기면서 가장 뜨는 동네가 됐다. 이 동네에는 아직도 한적하고 낡은 건물이 많지만, 아늑하게 나무가 줄지어 선 거리에는 작은 부티크 숍과 카페, 40년이 넘은 유서 깊은 음반가게와 클럽이 모여 있다.
시애틀의 음악 공연 정보 사이트KEXP 90.3 FM 시애틀 (kexp.org/events)은 시애틀에서 열리는 모든 클럽 공연 정보를 월별로 볼 수 있는 사이트다. 더 스트레인저(thestranger.com/seattle/EventSearch?eventSection=3208279)는 시애틀에서 볼 수 있는 영화, 전시, 공연, 연극 등의 정보를 알차게 알려주는 사이트. 음악 분야로 들어가면 오늘, 내일, 곧 있을 공연 소식들을 클럽별로 알려준다.
이동미 여행작가 ssummersu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