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최종병기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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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성과 창출에 절대적 영향조직 내 신뢰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빠른 의사결정으로 인한 높은 효율성은 신뢰가 쌓인 조직의 차별화된 경쟁력 중 하나다. 신뢰가 무너진 조직을 보면 신뢰가 조직 성과 창출에 핵심적 요소란 것을 실감할 수 있다.
CEO들 자기 조직 되돌아볼 때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
스티븐 코비의 저서 ‘신뢰의 속도’에서 보듯 조직의 성과는 정확한 전략과 실행으로 나타나고, 여기에 신뢰라는 변수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난다. 인수합병(M&A)의 경우 이질적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성공률이 절반 이하라는 자료도 봤다. 양사 간 우수 인력, 고객, 제품이 있는데도 신뢰 구축이 되지 않아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것이다.신뢰의 영향력은 조직 내외를 불문한다. 2001년 회계부정으로 몰락한 미국 에너지회사 엔론의 경우를 보자. 직원 2만2000명, 연 110조원 매출을 올리며 포천지 선정 6년 연속 혁신기업으로 꼽히던 회사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사회적 신뢰를 잃었을 때 치러야 하는 대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현재 다니는 글로벌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 조직 간 불신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6개월마다 실시하는 직원 만족도 및 고객 만족도 평가점수가 다른 나라 지사 대비 형편없이 낮았다. 주요 현안에 대한 유관부서 간 회의를 주재하면 더 가관이었다. 고객 요구사항과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회의인데, 서로 언성부터 높이고 시작했다. 자기 부서의 한계를 정해버린 후 상대방 의견은 수용하지 않았다. 결론이 날 리 만무했다.
부임 이후 사내 조직 간, 구성원 간 신뢰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신뢰가 회복된 만큼 각종 지표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 지사가 됐다. 신뢰가 조직 성과에 직접적으로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제대로 경험한 것이다. 직장에서 경영진을 신뢰하는 직원이 채 절반이 안 된다는 한 조사를 최근 접했다. 참으로 심각한 현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신뢰가 쌓인 조직으로 변신하는 것만으로 성과를 올릴 여지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최고경영자(CEO)들은 자기 조직을 한 번 돌아볼 때다.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