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연기금에 코스닥 '간이 콩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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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마지막주 310억 팔아코스닥시장이 연기금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후반부터 연기금이 코스닥시장에서 보유주식을 늘리기보다 차익실현에 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전체에 대한 매도라기보다는 많이 오른 종목의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반도체·CJ E&M 등 IT·엔터株 집중 매도
"일부 종목 차익실현 한듯"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5월에 54억4700만원을 순매도했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연기금이 1801억원을 순매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 특히 5월 마지막 주에만 310억6900만원을 대거 순매도했다.일별 거래동향에서도 5월 들어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연기금은 올 1~4월 83거래일 중 60거래일을 순매수했지만 5월에는 19거래일 중 11일로 순매수일이 줄었다. 전체 순매도일의 3분의 1 이상이 5월에 집중된 것이다. 5월 마지막 주에는 순매수를 기록한 날이 이틀에 불과했다.
5월 말에 연기금이 코스닥시장에서 주로 판 종목은 올 들어 상승폭이 컸던 엔터주와 IT주에 집중됐다. 5월27·28일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다음을 연기금은 28·29일에 442억원 순매도했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순매도 상위종목에는 서울반도체(-195억원), CJ E&M(-121억원), 코나아이(-102억원), 파라다이스(-94억원), 에스엠(-93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86억원), 로엔(-78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 중 로엔은 올 들어 78.99% 올랐고 파라다이스(42.16%), CJ E&M(41.64%), 코나아이(27.60%)도 올해 뛴 폭이 컸다.
연기금이 코스닥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작년 5월 코스닥시장 폭락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장 규모가 작아 ‘큰손’인 기관 동향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관의 코스닥 주요 종목 매도에 대기업의 투자 지연과 글로벌 증시에서 중·소형주 부진 등 환경 악화 우려가 겹쳐지고 있다”고 했다.
김동욱/강지연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