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5억弗…대림산업 6억弗…건설 해외수주 '순풍에 돛'

5월까지 수주액 316억달러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기록
국내 건설사들이 쿠웨이트와 이라크 등 중동에 이어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인 700억달러 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필리핀 민자발전회사인 서마 비사야스와 5억달러(약 5200억원)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 4월 현대엠코와의 합병 이후 1개월여 만에 따낸 해외공사 수주로, 앞으로 합병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변동언 현대엔지니어링 전력플랜트사업본부 전무는 “필리핀에서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발전 시설의 추가 수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이날 필리핀 파그빌라오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공사를 3억3200만달러(약 3500억원), 싱가포르 톰슨라인 지하철 건설공사를 3억싱가포르달러(약 2450억원)에 따냈다.이 회사는 이번 수주로 기존 정유·발전 플랜트 분야에 집중돼 있던 해외 사업을 토목·건축 분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건설사 및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해외 수주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5월 말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316억달러로 2010년(330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고 해외건설협회는 발표했다.

2010년에는 범정부적 지원을 통해 따낸 186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액이 포함된 것을 감안할 때, 일반적인 수주활동을 통해선 사실상 최고 실적이라는 설명이다.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을 중심으로 한 정유공장과 화력발전소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사업을 잇달아 따내고 과거와 달리 저가 수주 경쟁을 지양하는 한편 업체별 경쟁력을 살리는 방식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출한 점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쿠웨이트 청정연료 프로젝트(71억5000만달러)와 이라크 카르빌라 정유공장(60억4000만달러), 알제리 화력발전소(33억5000만달러) 등 굵직한 공사 대부분을 컨소시엄으로 수주했다.

정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인 700억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김운중 해외건설협회 진출지원실장은 “통상 연말에 발주가 몰리고, 총 공사비가 140억달러에 이르는 쿠웨이트 정유공장을 비롯해 이라크 카타르 등에서도 추가 발주가 예상돼 연간 수주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김진수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