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규제 완화] 건물 추가 용적률, 사고 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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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용적률 인센티브 거래제 추진정부가 노후화된 상가와 업무용 빌딩, 단독주택 등 개별 건축물의 건축주들끼리 ‘용적률 인센티브(추가 용적률)’를 사고팔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리뉴얼(재생)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용적률 인센티브 거래를 통해 450조여원 규모의 소규모 건축물 리뉴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초 이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소규모 개별 건축물의 리뉴얼을 활성화하기 위해 탄소배출권처럼 용적률 인센티브를 사고팔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용적률 인센티브는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용적률을 추가로 높여주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신축의 경우 에너지 효율 1등급 또는 녹색건축인증 최우수 등급을 받으면 최대 15%의 용적률을 더 받는다. 기존 건축물은 그린리모델링 등을 통해 냉난방 에너지를 종전 대비 50% 이상 절감할 때도 용적률을 최대 15%까지 추가로 받게 된다.그러나 현행 제도만으로는 노후화된 건축물의 리뉴얼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게 국토부 판단이다. 김상문 국토부 건축정책과장은 “용적률을 주는 시점은 준공 이전이지만 정확한 에너지 절감률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건 준공 이후”라며 “절감률이 안 나와도 이미 준 용적률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완공 이후에 용적률을 주고 그 건축주가 다른 건물에 그 인센티브를 활용하거나 필요없으면 다른 건축주에게 파는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가격은 어떻게 산정하고 거래는 어떤 식으로 할지 등 세부적인 사항은 연구용역을 거쳐 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이 같은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노후한 건축물은 많지만 집단 재건축 사업 진행이 순조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체 건축물 685만동 가운데 약 35%가 준공된 지 30년을 넘었다. 이 중 아파트를 제외한 개별 건축물 비중이 90%를 넘어 주거 및 도시환경 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집단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2012년 서울 성북과 신월곡 지역은 ‘구역 단위의 용적률 이전 제도’에 따른 개발이 추진됐지만 주민 반대가 커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구역 단위 사업은 주민들 간 이해가 엇갈려 사업 추진이 어려운 곳이 많다. 정부가 ‘구역’ 대신 ‘개별’ 건축물 리뉴얼 활성화 카드를 꺼내 든 배경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