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국민의 선택] 권영진·윤장현 여유있게 당선…이변은 없었다

여전한 지역당 구도

새누리 부산시장 후보 서병수
무소속 오거돈과 끝까지 접전
당선이 확정된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가 지지자와 손을 마주치고 있다. 연합뉴스
6·4 지방선거에서도 지역주의 벽은 여전히 공고했다. 과거보다 지역주의 색채가 다소 옅어지는 경향의 표심이 나타났지만 결과를 뒤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역주의 벽을 넘기 위한 시도가 이번 선거에서도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미의 관심지역으로 꼽혔던 부산·대구·광주광역시장 선거 결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역당 구도’가 여전히 맹위를 떨쳤다.

대구시장에는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가 김부겸 새정치연합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새누리당의 ‘심장부’인 대구시장 선거전은 당초 여당의 압도적 우세가 예상됐으나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 후보를 제친 친이(친이명박)계의 권영진 후보가 후보 자리를 거머쥐면서 파란을 예고했다.여기에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김 후보가 선거 막판 맹추격전을 벌이면서 이목이 쏠렸다. 김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40.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당초 예상과 달리 김 후보가 선거 막판 10%포인트 안팎까지 격차를 줄이면서 최대 이변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낳았다.

하지만 선거 막판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자’는 표심이 작용하면서 권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앞서나가며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했다. 그럼에도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치러진 두 차례의 선거에서 김 후보가 연거푸 30~40%의 높은 득표율을 올린 것은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임에도 광역시 중에서 가장 뒤떨어진 경제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인해 이번에는 한번 바꿔보자는 2040세대의 표심이 작용하면서 야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고 평했다.
윤장현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장 선거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윤장현 후보가 예상을 깨고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 안철수 공동대표의 전략공천에 따른 현지 민심의 반발과 강운태·이용섭 후보의 막판 단일화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가 단일 후보인 강 후보를 큰 표 차로 따돌렸다. 윤 후보는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단일화에 성공한 강 후보에게 15%포인트 이상 뒤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막상 투표 결과 출구조사에서부터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민선·관선 시장을 역임한 강 후보에 대한 피로감과 선거 결과에 따라 안 공동대표의 정치적 향배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적 투표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혔던 부산시장 선거는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레이스가 펼쳐졌다.

부산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친박계 후보인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선거 결과를 두고도 전문가들의 전망이 크게 엇갈린 지역이다. 투표를 마감한 결과 최종 투표율이 55.6%에 그치며 전국 평균인 56.8%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섣불리 유불리를 예단하지 못한 채 개표 초반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서 후보가 3.6%포인트 앞섰으나 JTBC 출구조사에는 오 후보가 7.5%포인트 앞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와 양 후보 진영이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