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佛, BNP파리바 제재 '신경전'

올랑드 "제재는 과도하다"
오바마 "나는 관여 안해"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제재가 임박한 가운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통령은 법무부 수사에 관여하지 않는 전통이 있다”며 “나 역시 법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부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열린 올랑드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답변이었다.올랑드 대통령은 “미국의 BNP파리바 제재는 너무 과도하며 프랑스와 유럽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BNP파리바를 ‘선처’해 달라고 공개 요청한 셈이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법치주의가 정치적 편의에 의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BNP파리바가 2002~2009년 미국의 제재 대상인 수단과 이란, 시리아 등과 달러 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약 100억달러의 벌금과 달러 결제 일시중지, 형사처벌 등의 제재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100억달러 벌금이 부과되면 바젤3에서 규정한 핵심 자기자본비율 9%를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독립적인 사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불개입 원칙을 밝혔지만 러시아 제재 등 외교적 협력이 절실한 만큼 정치적 고려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