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반등에도…웃지 못하는 정유株

업황 전망 여전히 어두워…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하락세 지속으로 시장의 ‘공포지수’를 끌어올리던 정유주가 9일 모처럼 반등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연간 및 2분기 실적 개선이 추가 상승을 약속해줄 만큼 긍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날 정유업계 대표주인 SK이노베이션은 2.41% 상승한 10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기관이 276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수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덕분에 지난 5일 3% 넘게 떨어지며 9만원대(9만9600원)로 떨어진 충격에서는 헤어나왔다. SK이노베이션 주가가 10만원 아래로 하락한 것은 200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신성장국들이 원유 중심 에너지 수요를 크게 늘리던 2011년 당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9만5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이 본격화되고 원유 수요가 줄면서 정유업황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2011년 당시 배럴당 9.59달러이던 정제마진도 올 5월엔 7.74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라며 “셰일가스 영향으로 국내 정유산업의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SK이노베이션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달 5일까지 6거래일 연속 주가가 떨어진 GS와 3일까지 8거래일 내내 하락했던 에쓰오일도 이날은 각각 0.47%, 2.21% 상승했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1분기 대비 실적은 개선되겠지만 석유화학사업에서의 마진 압박으로 크게 나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과 달리 GS는 GS리테일, GS홈쇼핑 등 유통 사업부문의 이익 기여가 커 상대적으로 정유사업의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한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11년 GS에서 GS칼텍스가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이 76%에서 2012년 50%, 2013년 38%로 감소했다”며 “다양한 사업영역이 포함돼 있어 다른 정유주에 비해 하락폭이 작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