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의 첨단기술 활용, 新사업 아이디어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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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국방기술 청년창업경진대회 시상식“대한민국을 지켜온 국방기술을 토대로 기존 연료전지의 패러다임을 바꿔 컴퓨터나 로봇, 무인 비행체의 전원 문제를 해결해보겠습니다.”
권오웅 GV퓨얼셀 대표
500도 작동하는 에탄올 연료…휴대용 연료전지 경쟁력 높여
김성훈 제타그린 대표
고속에서도 일정속도 유지…골프카트 등 제어기에 적용
9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열린 ‘국방기술을 활용한 청년창업경진대회 포상수여식’에서 청년부 대상을 받은 권오웅 GV퓨얼셀 대표(34)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체 보유 중인 고체산화물연료전지에 ADD 기술을 결합해 500도에서 에탄올을 갖고 전기를 만드는 휴대용 연료전지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방위사업청과 ADD는 국방기술의 민간이전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월 초 이 대회를 열어 서면 및 발표 평가를 거쳐 대상 수상자 2명을 선정했다. 일반부 대상은 김성훈 제타그린 대표(44)가 받았다. 이들은 국방기술 이전 과정에서 우대받으며 벤처기업의 인큐베이팅을 도와주는 국방벤처센터 입주 혜택도 받을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모두 87개팀이 국방기술거래장터에 있는 민간이전대상기술 378건과 ADD의 특허 2243건 등에서 활용할 기술을 선택한 뒤 창업아이디어를 제안했다.
GV퓨얼셀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연료전지 기술을 연구개발한 서울대·한양대 교수와 권 대표가 지난해 9월 세운 회사다. 권 대표는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과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호주 맥쿼리은행에서 기업 인수합병(M&A) 및 전략 담당으로 일했다.
권 대표는 “미국의 릴리퓨션시스템스는 800도에서 작동하는 높은 효율의 휴대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개발했고 이는 지난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10대 혁신기술로 꼽혔다”며 “우리가 내놓을 제품이 500도에서 작동한다면 가격과 크기에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전을 반복해야 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연료전지는 충전이 필요 없고 연료(수소, 산소 등)만 있다면 언제든 전기를 만들 수 있다. 현재 상용화된 휴대용 연료전지는 영하 5도 이하에선 작동하지 않는다. 메탄올을 연료로 쓰는 방식은 전원 용량이 낮고 무거우며, 수소 방식은 저장이나 보관이 어렵다. 회사는 ADD의 촉매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이런 한계를 극복한 시제품을 앞으로 2년 내 만들 계획이다.김성훈 대표는 고속에서 속도를 정확하고 일정하게 유지하는 제어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그는 “트레드밀, 골프카트 등에 사용되는 모터는 속도 제어가 가장 중요하다”며 “ADD의 ‘속도 출력 기능을 갖는 BLDC 모터’ 기술을 이전받아 제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타그린은 에너지절감장치와 과학계측장비를 만드는 회사로, 김 대표가 2010년 10월 창업했다. 공작기계 등에 들어가는 DC(직류)모터를 국내에서 많이 생산하는 명성전기가 이 회사의 2대 주주다. 김 대표는 “기존 제품보다 가볍고 작은 제어기를 개발하겠다”며 “로켓 등의 방향을 제어하는 구동장치를 개발하고 세탁기, 청소기 등 가정 및 사무용품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