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선별기 만드는 아이디알시스템, 색깔만으로 불량 쌀 판별…16개국 수출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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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혁신의 현장벼를 도정한 낱알에 불량품이 있으면 어떻게 걸러낼까. 낱알을 일렬로 정렬해 빠른 속도로 옮기는 과정에서 색깔 신호를 인식해 불량으로 판단하는 즉시 에어건(air gun)으로 훅 불어 제거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선명한 색깔 신호를 받은 후 순간적으로 이를 소프트웨어로 해석하고 에어건에 명령을 내리는 일이다. 이는 ‘눈 깜짝할 새’보다 짧은 시간에 이뤄져야 한다.
쌀 낱알 일렬로 정렬 후 바람 불어 불량 솎아내
커피·땅콩 판별도 가능…중국·베트남 등에 수출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아이디알시스템은 이런 장비를 개발해 국내에 납품하는 것은 물론 1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 필리핀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미곡 주요 생산국도 포함돼 있다.영남대 경영학 박사인 최병준 아이디알시스템 사장은 “색채선별기는 메카트로닉스 광학 소프트웨어 등을 결합한 정밀기술의 종합판”이라며 “이송장치 및 LED(발광다이오드), 카메라, 영상인식·해석프로그램과 초당 3000회 작동하는 에어건 등의 기술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색채선별기는 쌀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녹두 강낭콩 참깨 땅콩 후추 피스타치오 옥수수 해바라기씨 등의 불량품도 선별할 수 있다. 메밀 녹차 홍차 커피 등도 마찬가지다.
1990년 창업한 최 사장은 수입에 의존하던 미곡 계량·계측·포장기기 등을 국산화하고 점차 범위를 넓혀 곡물수분측정기와 건조·저장설비 등을 개발했다. 기술 개발을 위해 매년 매출의 5% 안팎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종업원 100여명 중 17명을 연구소에 배치했다.최 사장은 “이런 설비를 제작하기 위해선 사전에 3차원 설계를 통해 충분히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설비는 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23건의 특허를 비롯해 모두 30건의 지식재산권을 획득했다.
회사 안에는 각종 기계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주문을 받아 제작 중인 설비들이다. 일부는 계획생산 중인 제품이다. 최 사장은 “공장이 좁아 올해 안에 대구테크노폴리스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지에 연락사무소나 현지법인을 세워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해 수출액은 400만달러에 달했는데 앞으로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미곡처리설비 개발 과정에서 파생된 기술로 집진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최 사장은 “토네이도 같은 회오리바람 원리를 이용한 집진시스템은 집진효율을 40%가량 높여준다”며 “앞으로 이 기술을 활용해 생산할 수 있는 기계와 설비가 무척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그의 꿈은 ‘아이디알시스템의 곡물처리기와 색채선별기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잡는 것’이다. 최 사장은 “이를 위해선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한데 산업단지공단의 미니클러스터 같은 사업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