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전셋값 3700만원…꿋꿋한 '반포 3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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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대단지·개발 기대 '3박자'서울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84㎡는 지난달 19일 보증금 9억5000만원에 전세가 나갔다. 3.3㎡당 전셋값은 3732만원. 같은 달 서울 평균 전셋값(3.3㎡당 1009만원)의 3배를 웃돈다. 3.3㎡당 가격으로는 단연 국내 최고가다. 14억원(3.3㎡당 5500만원) 안팎의 매매가격도 개포동의 재건축 아파트(3.3㎡당 6000만원)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다.
임대 과세안에도 몸값 껑충
이웃한 ‘반포 자이’와 ‘반포 리체’도 3.3㎡당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각각 5000만원, 4700만원으로 래미안 퍼스티지를 바짝 뒤쫓는다.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조회 결과 래미안·자이·리체 등 ‘반포 3형제’ 아파트 매매·전세가격은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침을 담은 ‘2·26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는 다른 강남권 단지들과 달리 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2008년 12월 완공돼 입주 6년차를 맞은 반포 자이는 84㎡의 경우 매매가격 12억~13억원, 전세가격 8억~9억원의 보합권을 지키고 있다.래미안 퍼스티지 84㎡는 지난 2월 실거래가 14억1000만원에서 4월 14억5000만원으로 오히려 올랐다. 2010년 10월 입주해 ‘반포 3형제’ 중 막내격인 반포 리체도 매매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반포동 L공인 김모 대표는 “전세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전셋값 강보합세가 유지되고 이 영향으로 다른 강남지역 아파트와 달리 매매가격도 빠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26 방안’ 발표 이후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도 ‘반포 3형제’엔 딴 나라 얘기다. 지난 2월11일 20억7000만원에 거래된 래미안 퍼스티지 135㎡는 지난달 15일 같은 가격에 주인이 바뀌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들 아파트의 인기 이유로 대단지, 편리한 주거 여건, 인근 지역 재건축 기대감 등을 꼽는다. 3410가구의 반포 자이, 2444가구의 래미안 퍼스티지, 1119가구의 반포 리체에는 다양한 부대시설과 대형 상가 등이 갖춰져 있다. 서울 강남북을 잇는 지하철 3호선과 강남 한복판을 지나는 7호선, 여의도와 김포공항 등으로 연결되는 9호선 등 3개 노선이 한꺼번에 지나고 경부고속도로 반포IC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여건도 강점으로 꼽힌다.또 인근 반포·잠원지구에서 16개 단지 1만2000여가구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 재건축에 따른 지속적인 전세 수요와 새 아파트가 들어선 뒤 동반 가치 상승 효과 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