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 개편] 안종범 경제수석 일문일답 "세금 갖고 부동산정책 펴는 시대 지났다"

대통령-부총리 사이 가교 역할만 할 것

현장 목소리 많이 듣고 정책에 '상향식' 반영
경제혁신·규제개혁 최우선
‘2기 경제팀’의 조율사를 맡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재정과 복지가 주전공 분야다.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정책 참모 역할을 해오면서 이 분야를 주로 보좌했다. 지난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당시에도 고용복지분과 위원으로 기초연금안을 만들어내는 데 주역을 했다.

반면 거시(성장률 물가 고용 등) 분야 정책과 금융 쪽은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하다. 경제와 비(非)경제 분야를 넘나들며 모든 정책 이슈에 대해 정통해야 하는 경제수석 자리와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때문에 그의 경제수석 기용에 대해 의외라는 평이 적지 않다.하지만 안 수석은 “집권 2년차인 지금에서는 무엇보다 현장의 얘기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이른바 ‘시장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며 “학자와 정치인 경험을 살려 경제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석은 말이 없는 참모”라며 인터뷰를 사양했지만 몇 차례 전화통화에서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경제팀 ‘투톱’이 모두 정치인으로 기용된다.

“나는 정치인 반(半), 학자 반이다.”▷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정무적 판단이 과도하게 개입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 우려가 있겠지만, 정치인 출신으로서의 장점은 현장 얘기를 많이 들으려 한다는 것이다. 현장 중심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데는 관료 출신보다 훨씬 유리하다.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이용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앞으로 정책을 펼 때 ‘톱다운(하향식)’보다는 ‘바텀업(상향식)’으로 아이디어를 많이 반영할 것이다.”

▷정책 방향이 ‘1기 경제팀’과 달라지나.“그건 부총리가 답할 질문이지만, 아무래도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겠나. 세금 문제도 그렇고, 부동산 문제도 그렇고. 큰 방향만 언급한다면, 무엇보다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펴려고 한다. 부동산 대책도 과거 패러다임을 깨야 한다. 세금을 갖고 부동산정책을 펴는 시대는 지났다.”

▷경제 부총리와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할 것인가.

“부총리는 그동안 부족했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해낼 것으로 본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정책으로 잘 집행될 수 있도록 부총리와 호흡을 잘 맞추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또 부총리가 대통령과 직접 얘기하면서 팀내 수장으로서 기능하도록 ‘가교’ 역할에만 충실하겠다.”▷2기 경제팀 수석으로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둘 생각인가.

“대통령이 제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규제개혁에서 빨리 성과를 내는 것에 최우선적으로 집중할 생각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