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역사관' 논란 정면돌파… 청문회 허들 넘을까

/ 한경 DB
문창극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사진)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역사관'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16일 청와대의 임명동의안 제출을 앞두고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것으로 청문회 허들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문 후보자는 휴일인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후보자 지명 이후 반민족적 사람이 돼버렸다"며 "무슨 일인지 놀랍고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며칠을 혼란 속에 지내면서 이는 결국 내 진심을 여러분꼐 정확히 전달하지 못한 표현의 미숙함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쏟아지는 많은 의혹들에 대해 해명하지 않는 다면 더 큰 오해와 불신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식민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자신의 강연 내용과 관련해 "하나님이 대한민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단련을 시켰지만 고난 이후엔 길을 열어줘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된 것이란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그러면서 "'조선 민족은 게으르다'고 한 것은 내 얘기가 아니라 1894년 영국 왕립지리학회 소속 비솝 여사의 말이었다"며 "당시 조선사람들이 일하지 않는 것은 양반들의 수탈 때문이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우리민족은 세계가 인정하는 부지런한 민족 아니냐"며 "당시 조선 위정자들과 양반들의 행태와 처신을 지적한 것일 뿐, 나라가 잘 되기 위해선 위정자들이 똑바로 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 대한 역사인식 또한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위안부는 분명 반인륜적 범죄행위"라며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앞서 문 후보자는 지난 4월 서울대 강연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일 정도로 나약하지 않은 국가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일본 보수 우익 성향 네티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차기 총리 후보 문창극씨같은 시대와 나라를 볼 사람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한국에도 드물게 괜찮은 생각이 존재한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문 후보자는 그러나 "세 딸을 둔 아버지로서 위안부 문제는 지금 제가 당하는 것처럼 가슴이 찔리고 아프다"며 누구보다 더 참담하게 느끼고 분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청와대는 문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16일 국회에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등을 제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곧 열릴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상식이 있다면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이후 소통과 통합을 통해 달라진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말에 진정성이 있다면 더는 강행하지 않는 게 옳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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