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율 '옐로카드' 받은 외환·하나·신한銀

금감원, 100% 근접하자 중점 관리 나서
대출 경쟁으로 몸집 불린 3개銀 '곤혹'
금융당국이 예대율 관리가 부실한 하나·외환·신한은행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무리하게 대출을 늘리면서도 예수금을 확보하지 않아 유동성과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은 이들 3개 은행으로부터 따로 ‘예대율 개선계획안’을 받는 등 중점 관리·감독에 들어갔다.

○하나·외환銀 100% 근접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하나·외환은행에 요구한 ‘예대율 개선계획안’을 받았다. 올 들어 예대율이 급격히 올라 중점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신한은행도 작년 말 개선 계획안을 제출했다.하나은행과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담당 부행장을 따로 불러 직접 경고를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출한 개선계획을 이행하지 않으면 은행연합회에 별도로 공시하고 자회사 지분 취득에도 제약을 두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98% 수준이었던 하나·외환·신한은행의 예대율은 올 들어 급등해 각각 99.2%, 99.4%, 99%(4월 말 기준)에 달한다. 국내 은행권 평균인 97.4%보다 1.6~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예대율은 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2011년부터 경영지도 기준을 100%로 정하고 예대율관리를 강화했다. 조달한 자금보다 많이 대출할 경우 은행 경영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어서다.○외형경쟁으로 대출 늘린 탓

예대율 고공비행은 대출을 무리하게 늘리면서 예수금은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나·외환·신한은행의 원화대출은 올 들어 4월 말까지 3조~4조원씩 늘었다. 같은 기간 1조~2조원 정도 불어난 다른 시중은행보다 증가 속도가 빠르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인터넷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연 3.5%로 낮춰 집중판매해 1분기 중 주택담보대출이 1조4000억원이나 늘었다. 국내 은행 중 가장 큰 증가 폭이다.문제는 대출재원을 예수금이 아니라 금리가 비교적 낮고 예보료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은행채, 콜 차입,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성 차입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시장성 자금은 예수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금을 확보하지 않고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돈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서면 은행경영의 안정성이 위협받는다”고 설명했다.

○난감한 은행들 … 예금 확보 비상

금감원의 경고에 은행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자산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대출을 줄일 수 없어서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대출을 줄이고 금리를 높여 예금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예대율을 맞출 수밖에 없다”며 곤혹스러워했다.하나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처럼 조달 비용이 낮은 자금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예대율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도 “기관투자가나 대기업의 여유자금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박한신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