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멘토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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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과 두려움이 준 시대상요즘은 가히 멘토의 시대라 할 만하다. 다양한 분야의 권위자가 쓴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더 이상 새삼스럽지 않다. 멘토의 강연이나 관련 TV 프로그램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멘토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진로, 연애, 건강 등 주제도 각양각색이다.
삶의 벽은 결국 스스로 극복해야
서진원 < 신한은행장 suhjw@shinhan.com >
멘토라는 용어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오디세우스 왕이 전쟁에 나서면서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친구에게 맡기는데 그의 이름이 ‘멘토르(Mentor)’다. 멘토르의 현명한 가르침 덕분에 텔레마코스는 숱한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고 훌륭하게 성장했다. 이때부터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 또는 스승을 멘토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멘토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도전하는 젊음이 아름답다’는 말도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는 두려움이 앞서니 누군가에게 의지하게 된다.
멘토 열풍이 시대상을 반영한 사회적 현상임을 이해하면서도 가슴 한편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작 중요한 것은 멘토의 가르침이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는 멘티의 마음가짐이다. 그리고 한 사람의 멘토에게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누구나 장점을 갖고 있다는 열린 마음으로 배울 점을 찾고 이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아는 것에 그치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나도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 멘토로 삼을 만한 선배들을 많이 만났다. 업무에 대한 열정, 멀리 보는 안목, 디테일에 쏟는 정성 등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 선배들은 일부러 가르치려 들지 않았지만 나는 그 분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면서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멘토가 도움을 줄 순 있어도 삶을 대신 살아주거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커다란 고비나 장벽을 마주치게 되지만 혼자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 결국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이것이 멘토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멘토링이다.
서진원 < 신한은행장 suhjw@shinh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