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세대' 어두운 단면, 개념미술로 만나볼까

윤동천 씨 신세계갤러리 개인전
개념미술가 윤동천 서울대 미대 교수의 개인전 ‘병치(竝置)-그늘’이 다음달 30일까지 서울 소공동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윤 교수는 이른바 ‘삼포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의 그늘을 설치, 오브제, 사진, 회화 등 다양한 형식에 담은 신작 15점을 선보인다.

“교육현장에서 만난 제자들이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나약하게 비치는 것이 실은 기성세대의 잘못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깨닫게 됐다”는 작가는 청년실업 사회갈등 등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풍자와 유머를 가미해 풀어내고 있다.20장의 사진을 상·하 두 줄로 병치하고 각각의 사진 위에 한글 모음을 적은 평면 작품 ‘모음집’에서는 아, 야, 오, 요 등 모음 발음과 같은 감탄사를 자아내는 사건의 장면을 풍자적으로 연결했다. 싸이의 시청 앞 공연 사진에는 ‘야’ 자를, 통일교 합동결혼식 장면에는 ‘어’ 자를 적어 넣어 관람객의 쓴웃음을 자아낸다.

‘촛불-태우다’는 대규모 촛불 집회 사진 이미지를 저장해 출력한 뒤 레이저를 이용해 종이를 누렇게 태움으로써 이중적 ‘태우기’를 구현했다.

또 ‘각종 중독을 피하기 위한 소일거리들’에서는 컴퓨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에 빠진 젊은 세대에게 수렁에서 벗어나는 법을 알려준다. 작가가 밤새 점을 찍고 펜으로 그린 단순반복 작업의 결과물을 병치했다. (02)310-1921~4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