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개발보다 사업화·관리 여부가 기업 성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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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Master - '기술경영' (1)3년 전, 창업 분야에서 앞서가는 이스라엘 출장 길을 한 중소기업 대표와 동행한 적이 있다. 그와 대화를 나눌수록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기술경영이란
기술자가 경영 습득하거나 관리자가 필요한 기술 배워
새 비즈니스 창출하는 것
사람이 성장의 핵심
"직원들에 최고 복지는 교육"…中企가 박사과정 지원하기도
“기업은 사람이 핵심입니다.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우수한 인력 확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인도 출신 기술개발 인력을 확보, 회사에서 지원금을 주며 박사학위를 마치게 했습니다. 그 친구도 언젠가는 회사를 떠나겠지만 그래도 우리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은 종업원들이기 때문에 종업원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훌륭하시네요. 그런데 회사에서 시간과 돈을 들여 교육을 시켰는데 정작 그 직원이 회사를 떠나면 큰 손실 아닌가요.”
“맞습니다. 그러나 저는 중소기업이 종업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교육이라고 믿습니다. 아시다시피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경영 상태가 취약하거든요. 언제든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요. 만약 우리 회사가 이 같은 경영 환경에 처하게 되면 종업원들이 창업을 하든 취업을 하든 뭔가 일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하잖아요. 월급을 넉넉히 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직원들에게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회사들도 있던데, 저 같으면 그 돈으로 교육을 시켜주겠습니다. 특히 기술경영(MOT·Management of Technology) 같은 교육은 기업인들에 큰 도움이 되잖아요.”
# 중소기업 사장의 경영 마인드그는 특별히 기술경영을 지목해 종업원들을 교육하려는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실은 지금 이스라엘에 출장 가는 목적도 신기술을 찾으려는 겁니다. 기술을 직접 개발할 수도 있지만 여러모로 제약이 있어 원하는 기술을 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제가 찾는 웬만한 기술은 세계 도처에서 확보할 수 있는 것 같고, 이를 활용해 사업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자와 대화를 나눈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에서 이미 기술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기술경영이 뭐길래 이 사람은 이렇게 강조하는 것일까.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회사인 버슨마스텔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CEO들은 밤에도 깨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 경쟁 환경과 기업 성장률에 대한 고민 때문이고, 다음으로 주주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생각하느라 잠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CEO들은 2년 전과 비교할 때 훨씬 정교하고 복잡한 기술경영을 필요로 하게 됐다고 한다.
또 다른 세계적 컨설팅 기업인 부즈 앤드 해밀턴 컨설팅의 2006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세계에서 연구개발(R&D) 활동을 열심히 한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R&D 투자가 기업 성과에 직접적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기술개발 자체보다 기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 사업화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볼 때 기술경영은 기술의 활용도를 높여주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주는 도구라고 정의할 수 있다.# 기술보다 중요한 기술경영
기술경영이 국가적 정책 이슈가 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다. 미국이 전반적인 산업경쟁력 저하로 일본에 추월당하자 위기의식 아래 산업계, 학계,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협력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만들었고, 1985년 대통령에게 보고된 그 유명한 ‘산업경쟁력 보고서’가 출발점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보고서가 당시 휴렛팩커드(HP)의 CEO였던 존 영이 총괄책임자로 있어 ‘영 리포트’라고 불렸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란 결국 기업의 발전, 성장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기술경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기업성장을 위한 기술적 과제들을 취급하고 기술능력을 기획, 개발, 운용하는 것이다. 기업 내 기술자가 경영 수업을 통해 경영을 습득하고, 기술자가 아닌 관리자가 경영에 필요한 기술의 특성을 배워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기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볼 때, 기술경영 역량을 가진 인력이란 기술과 경영이 융합되는 제반 전략을 설정하며, 보유하고 있는 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이 원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내는 사업화 역량을 가진 인력이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낸다는 면에서는 벤처비즈니스 전략가인 것이다.사람이 기업 경쟁력과 성장의 핵심이다. 이 같은 기업의 혁신 역량을 담당할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해 대기업은 개별 기업 지원으로 노력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200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 산업의 혁신 역량을 이끌어 지속적 성장과 산업경쟁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경영 인력양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필자가 속해 있는 전남대 경영전문대학원 내 기술경영 MBA 과정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한정희 < 전남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기술경영전담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