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클럽메드 인수전…최대주주 된 이탈리아 사모펀드 다크호스로

中 푸싱 컨소시엄과 경쟁 예고
프랑스의 리조트업체 클럽메드의 경영권 인수를 둘러싼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중국 최대 민간기업인 푸싱그룹 주도의 컨소시엄이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사모펀드(PEF)가 장내 지분 매집을 통해 클럽메드의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탈리아 PEF 운용사 스트래티직홀딩스는 최근 클럽메드 지분 10.6%를 보유하고 있다고 프랑스 금융감독당국에 신고했다. 스트래티직홀딩스는 주식시장에서 약 6억유로를 들여 클럽메드 주식을 사들였다. 스트래티직홀딩스 지분율은 클럽메드의 단일 주주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작년 초부터 페이퍼컴퍼니를 공동으로 설립해 클럽메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푸싱그룹(9.9%)을 능가하는 규모다.

스트래티직홀딩스는 이탈리아의 대표적 투자자인 안드레아 보노미 BI인베스트먼트 회장이 거느리고 있는 PEF운용사 중 하나다. 스트래티직홀딩스는 “클럽메드 지분을 최대 29%까지 늘려 나갈 것”이라면서도 “회사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FT는 그러나 “보노미 회장이 클럽메드 인수를 위해 몸을 풀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노미 회장은 과거 이탈리아의 명품 오토바이 제조업체 듀카티 경영권을 인수했다가 되팔아 막대한 차익을 남기는 등 바이아웃딜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1950년 설립된 클럽메드는 여행객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일괄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해 1960년대부터 고속성장해 왔다. 그러나 경쟁 격화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실적이 악화되자 클럽메드의 주요 주주들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 왔다. FT는 “스트래티직홀딩스의 클럽메드 지분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19.13유로로 푸싱그룹이 클럽메드 주주들에게 제시한 주당 인수가격(17.50유로)보다 높다”며 “보노미 회장의 등장으로 클럽메드 인수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