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거품 우려 있는데 양적완화 하라고?"…獨 재무장관, IMF 권고 '일축'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중앙은행(ECB)에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를 권유하자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사진)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전방위적인 유동성 공급이 자산 거품을 일으키고 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재무장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IMF의 경기부양 권고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금융시장에선 유동성 부족이 아니라 유동성 과다가 더 큰 문제”라며 경험상 지금과 같은 상황은 거품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선진국의 저금리는 투자자들을 부동산을 포함해 리스크가 큰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덧붙였다.IMF는 지난 19일 유로존 경제 평가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지금과 같은 낮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ECB는 미국 중앙은행(Fed)처럼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ECB가 직접 국채를 사들여 경기를 부양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0.5%로 ECB의 목표치 2%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IMF는 그동안 여러 차례 유로존이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말까지 유로존이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25% 수준”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워싱턴DC=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