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 라이프]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이유?

10분 글로벌 경영서

기후변화·자원부족·경영투명성
이 3가지를 푸는 게 기업의 성공열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월 초 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30% 감축하는 규제정책을 발표하자 화력발전업계가 크게 반발했다. 미국 에너지산업 경쟁력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시 바클레이즈은행은 미국 전력업체의 회사채와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로 낮추면서 “투자자들에게 경기방어 종목으로 어필했던 미국 발전회사들이 이제는 태양열 업체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녹색 황금(Green to Gold)’의 공동저자인 미국 환경전략 컨설턴트인 앤드루 윈스턴은 최근 출간한 ‘빅 피폿(The Big Pivot)’에서 “많은 기업들이 환경규제를 푸념하고 있지만 현명한 기업은 이미 한발 앞서가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들의 능동적인 대응 전략을 소개했다. 가구업체 이케아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어 2015년까지 에너지의 75%를 자체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전기의 24%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다. 애플은 자사의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의 100%를 풍력·태양열·연료전지로 조달하고 있다.윈스턴은 기업들이 당면한 3대 도전과제를 기후변화, 자원부족, 경영의 투명성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세 가지 도전과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기업의 성공 열쇠라고 했다. 윈스턴은 “이케아가 다른 기업보다 지구를 더 사랑해서 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건 아닐 것이다. 향후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비해 한 발 먼저 움직였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에너지 비용 절감과 순이익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전 세계 섬유회사들이 1년간 사용하는 물의 양은 지중해의 절반에 이른다. 아디다스는 물 부족 심각성을 간파하고 태국의 한 업체와 협력해 물을 사용하지 않고 염색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에너지 사용이 줄었고 화학약품 사용량은 절반으로 감소했다. 물 부족에 대응한 창의적 발상이 지구를 살리고 결과적으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