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포스코 '동부 패키지 포기' 내실 택하자…시장 '반색'

포스코(POSCO)가 장고 끝에 '동부 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를 인수하지 않기로 하자 시장에선 일제히 '잘한 일'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무리한 인수합병 대신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내실을 통해 회사에 대한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단 이유에서다.◆ 포스코 "재무적 부담 비해 인수 시너지 크지 않다"

전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포스코가 감당해야 할 재무적 부담보다 동부 패키지 인수 후 미래 수익성이나 그룹 전체에 미칠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인수 검토 작업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동부그룹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지난 3월 포스코에 동부 패키지 인수를 제안했고 포스코는 서류 검토와 현장실사 작업을 벌였다.그러나 자체적으로 판단한 동부 패키지의 기업 가치가 동부그룹이나 산업은행 측이 제시하는 가격과 맞지 않자 고심 끝에 인수 포기로 가닥을 잡았다.

권 회장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이 개별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동양파워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상황에서 포스코가 동부당진발전까지 인수할 여력이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포스코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시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 포기는 자금 규모의 부담보다는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컬러강판 주력 생산 공장으로,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강판과 사업이 겹치는 등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진발전은 석탁화력발전으로 포스코그룹 성장 전략에 부합해 매력도가 높지만, 최근 포스코에너지가 동양파워를 인수하면서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김 연구원은 "금액의 규모를 떠나 신임 CEO가 강조한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회사의 전략 방향이 확고하다는 걸 확인시켜줘 긍정적"이라며 "앞으로도 비핵심 계열사 정리와 주력 계열사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면 점진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증권가 "동부 패키지 인수 포기, 주가 우려 해소"

이트레이드증권은 포스코가 동부 패키지를 포기함으로써 잠재적인 주가 우려를 털어냈다고 진단했다. 가격적인 부담과 불확실한 시너지로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돼 왔던 부분이 사라졌다는 것.

강태현 연구원은 "인수 검토 철회로 재무구조 개선 의지가 구체화되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 부문 실적 증가와 대우인터내셔널을 비롯한 비철강 자회사 이익 증가가 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는 회복 중인 펀더멘탈(기초체력)에 집중해 매수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철강업계 상황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놓여있지만 원료 공급 과잉 전환에 따른 스프레드
회복으로 포스코 실적도 점진적인 개선이 예상된다.

연결 기준으론 인도네시아 고로 정상화,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가동, 철강 해외 법인의 실적 개선 등으로 분기 이익의 회복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윤관철 BS증권 연구원은 "본업의 경쟁력 회복과 함께 자회사 구조 개편을 통한 기업 가치 개선의 방향성을 바라볼 시기"라며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61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해 매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