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개혁성·여론 검증·청문회 통과 중시" 후임 총리 이 중에서 나올까

김문수·김희옥 등 '청렴형' '명망가형' 거론
인선 서둘러…이르면 주말·내주 초에 발표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이후 후임자 물색에 나선 청와대는 25일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후임 총리 인선 기준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개혁성을 갖추고 △여론 검증은 물론 △청문회도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두 명의 총리 후보자가 연속 낙마한 만큼 후임 총리 인선과 인준 절차를 빨리 마무리지어 국정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데 최우선 방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과거에 한 번이라도 들여다본 인물은 모두 대상에 올려놓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한 관계자는 “한때 법조인과 관료 출신은 가급적 배제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여론 검증과 청문회 통과에 문제가 없는 인물 찾기가 첫 번째 기준인 만큼 법조인이냐, 정치인이냐의 구분은 의미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정치권과 청와대 안팎에서 거론되는 후보들은 대부분 검증과정에서 별 하자가 없는 ‘청렴형’과 이미 과거 선출직이나 임명직을 통해 검증을 받은 ‘명망가형’이 주류를 이룬다. 우선 선거를 통해 ‘민심 검증’ 절차를 거친 정치인으로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조순형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상대적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지사는 정홍원 총리 교체가 결정된 지난 5월 중순부터 여당 내에서 줄곧 적임자 중 하나로 추천했으나 매번 낙점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이번 문 후보자 사퇴 이후 다시 ‘김문수 카드’가 재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차기 대권주자라는 부담감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배제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 전 고문은 야권 출신이어서 청문회에서 유리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 ‘7인회’ 멤버인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당 대표를 지낸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 등도 거명되지만 ‘개혁성향’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전관예우 등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청렴형 총리 후보로는 김희옥 동국대 총장이 물망에 오른다. 김 총장은 30여년간 법조인으로 일하면서 헌법재판소 재판관까지 지냈지만 퇴직 후 로펌이나 변호사 개업이 아닌 대학을 택했다. 동국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한국의 영향력 있는 최고경영자(CEO)’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감사원장 후보로 제의를 받았지만 총장 임기를 채우고 싶다며 고사한 적도 있다. 조무제 전 대법관,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목영준 전 대법관 등도 법조인 출신 총리감으로 거론된다. 이 전 소장은 호남 출신으로 지역안배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제3의 인물들로는 이전 정부에서 공직을 맡은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주로 하마평에 오른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와 당시 정부에서 마지막 총리를 맡았던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이 다시 검토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학계에서는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새롭게 거론된다.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운동에도 적극 참여해왔다. 청와대는 총리 인선을 서둘러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태/이태훈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