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이대로 가면 경제16강 탈락"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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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 경제정책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 정부가 창조경제, 규제개혁, 공공부문 혁신 등 아젠다를 잘 설정했지만, 실행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그는 “규제개혁만 해도 지난 3월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정부는 올해 경제 규제의 10%를 없애겠다고 공언했는데, 이후 3개월간 오히려 경제 규제는 1만5308건에서 1만5310건으로 더 늘었다”며 “이래서야 규제개혁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 부회장은 “다른 나라는 (감세 등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제 살리기 정책을 펴는데, 우리는 증세 등으로 가고 있다”며 “경제를 살리겠다는 건지 말자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한국 경제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나빠지는 것도 아닌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그는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5위인데 이대로 가다간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에 밀려 ‘경제 16강’을 유지하기도 버거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 氣살리기 절실…대통령, 현장 가서 격려라도 해야"
이승철 부회장(사진)은 이런 우려가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다음으로 경제 규모가 큰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 5년간 연평균 6~7%씩 성장했는데 같은 기간 한국은 3%에 머물렀다”며 “조만간 인도네시아에 추월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산업구조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30대 그룹의 평균 나이는 62세이고, 10대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의 평균나이도 55세”라며 “지난 30년간 30대 그룹에 새로 들어온 곳은 CJ, 신세계 등 분가(分家) 기업을 제외하면 미래에셋이 유일하다”고 말했다.이 부회장은 이 같은 경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정부에 대해서는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통적인 경기부양책은 감세, 민영화, 규제완화인데 지금은 이런 걸 다 떠나서 기업들의 기를 살리고 소비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심리정책’을 펼칠 때”라고 강조했다. 기업은 투자할 생각이 없는데 규제를 풀어준다고 투자를 이끌어낼 수 없고, 집을 살 생각이 없는데 금리를 낮춘다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겠느냐는 얘기다. 그는 “정부가 경제 주체들의 기를 살리고, 한번 해보자는 의욕을 일깨워줘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기업들의 공장 착공식에라도 가서 격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또 “한국은 여전히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국가인데, 국민들은 마치 선진국인 된 것인 양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만큼 살면 됐다는 등 현 경제 수준에 안주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생각, 대기업 등 소위 ‘큰 것은 나쁘다(Big is bad)’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 정부가 창조경제, 규제개혁, 공공부문 혁신 등 아젠다를 잘 설정했지만, 실행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그는 “규제개혁만 해도 지난 3월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정부는 올해 경제 규제의 10%를 없애겠다고 공언했는데, 이후 3개월간 오히려 경제 규제는 1만5308건에서 1만5310건으로 더 늘었다”며 “이래서야 규제개혁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 부회장은 “다른 나라는 (감세 등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제 살리기 정책을 펴는데, 우리는 증세 등으로 가고 있다”며 “경제를 살리겠다는 건지 말자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한국 경제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나빠지는 것도 아닌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그는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5위인데 이대로 가다간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에 밀려 ‘경제 16강’을 유지하기도 버거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 氣살리기 절실…대통령, 현장 가서 격려라도 해야"
이승철 부회장(사진)은 이런 우려가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다음으로 경제 규모가 큰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 5년간 연평균 6~7%씩 성장했는데 같은 기간 한국은 3%에 머물렀다”며 “조만간 인도네시아에 추월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산업구조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30대 그룹의 평균 나이는 62세이고, 10대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의 평균나이도 55세”라며 “지난 30년간 30대 그룹에 새로 들어온 곳은 CJ, 신세계 등 분가(分家) 기업을 제외하면 미래에셋이 유일하다”고 말했다.이 부회장은 이 같은 경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정부에 대해서는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통적인 경기부양책은 감세, 민영화, 규제완화인데 지금은 이런 걸 다 떠나서 기업들의 기를 살리고 소비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심리정책’을 펼칠 때”라고 강조했다. 기업은 투자할 생각이 없는데 규제를 풀어준다고 투자를 이끌어낼 수 없고, 집을 살 생각이 없는데 금리를 낮춘다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겠느냐는 얘기다. 그는 “정부가 경제 주체들의 기를 살리고, 한번 해보자는 의욕을 일깨워줘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기업들의 공장 착공식에라도 가서 격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또 “한국은 여전히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국가인데, 국민들은 마치 선진국인 된 것인 양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만큼 살면 됐다는 등 현 경제 수준에 안주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생각, 대기업 등 소위 ‘큰 것은 나쁘다(Big is bad)’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