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도약의 디딤돌, 바이오 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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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경영노트수년 전부터 전 세계 제약산업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위기’다. 고령화로 의약품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지만 각국 정부와 보험사는 약가 인하를 계속 추진 중이다. 제약기업들의 연구개발(R&D)과 생산, 영업 전 영역에서 비용 절감 필요성이 커졌다. 그 수단 중 하나가 아웃소싱 서비스다.
윤수영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syyoon@lgeri.com >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는 생산 대행기업을 뜻한다. 생산 역량이 부족하거나 경영 효율화를 꾀하는 바이오·제약 기업엔 해결사 역할을 한다. CMO를 활용함으로써 공장 건설에 필요한 초기 투자 비용을 아끼고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CMO 시장은 시장 흐름에서 의약품 시장을 닮았다. 즉 바이오 의약품의 중요성과 신흥국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의약품은 분자 타입에 따라 크게 합성 의약품과 바이오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바이오 의약품은 합성 의약품보다 매출 성장률이 더 높을 전망인데다 생산 기술과 자본 측면에서 진입 장벽도 더 높다. 의약품 시장은 2000년대 중반까지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국이 독주했지만 최근 중국 인도 등 신흥국 비중이 높아졌다. 시장 성장률이 높고 생산원가는 저렴해 신흥국의 CMO 산업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한국은 CMO 시장에서 합성 의약품 분야보다 바이오 CMO 분야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들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R&D 등 바이오 관련 분야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바이오 CMO의 성공 요인으로는 선진국 의약품 허가 기관의 기준에 맞는 높은 품질 수준, 생산성 향상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들 수 있다. CMO 산업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국, 인도는 아직 이 부분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바이오 의약품 아웃소싱에서 강점을 발휘한다면 앞으로 기회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바이오 CMO 사업이 바이오 산업 발전의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바이오 CMO 사업은 바이오 의약품 사업과 기술,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 생물공정기술과 특성분석기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력, 생산설비 등의 인프라는 바이오 CMO 및 바이오 의약품 R&D에 공통된 역량이다.둘째, 바이오 CMO 사업은 바이오 의약품 R&D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는 6~10년, 1억~2억달러 비용이 소요된다. 바이오 의약품(신약) 개발에는 6~15년, 3억5000만~8억달러가 필요하다. 바이오 의약품 R&D에 착수한 뒤 매출이 발생할 때까지의 기간 동안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품질 경쟁력이 낮은 신흥국, 가격 경쟁력이 낮은 선진국 사이에서 한국이 바이오 CMO 분야에서 탄탄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 바이오 신약 개발에서도 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윤수영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syyoon@lger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