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세 강신호 회장 2014년도 '국토대장정'

17년째 참가, 부여 구간 함께 걷기로…"힘든 일 경험하면 자신감 갖게 된다"
지난해 국토대장정에 참여해 대학생들과 함께 걷고 있는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오른쪽).
지난해 국토대장정에 참여해 대학생들과 함께 걷고 있는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오른쪽).
제약업계 원로인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이 17년째 국토대장정에 참가한다. 강 회장은 지난 3월 88세 생일을 맞아 미수연을 열었다.

강 회장은 다음달 1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는 ‘대학생 국토대장정’ 일정 중 한 코스를 대학생들과 함께 걷는다. 고령의 나이를 감안해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젊은이들과 함께 걷겠다”는 강 회장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는 후문이다.동아제약은 1998년부터 대학생 국토대장정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다음달 1일 제주를 출발, 서해안 루트를 거쳐 동아쏘시오그룹이 최근 완공한 바이오시밀러공장이 있는 인천 송도에서 21일 마침표를 찍는 587.3㎞ 여정이다. 강 회장은 다음달 12일께 충남 부여의 궁남지 코스에서 행렬에 합류해 한두 시간가량 걸을 예정이다.

대학생 국토대장정에 대한 강 회장의 애착은 남다르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강 회장은 “젊은 사람들에게 패기를 심어주자”며 600㎞를 걷는 대학생 국토대장정을 발족했다.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행사를 직접 챙기고 있다. 매년 코스를 직접 걷는 것은 물론 마지막날 완주식에도 참석해 참가 대학생들에게 일일이 완주패를 전달했다. 지금까지 완주패를 받은 대학생만 2000여명에 달한다.

강 회장은 국토대장정에 참여할 때마다 “힘든 대장정을 한번 경험해보면 사회에 나가서 무슨 일이든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며 중도에 힘들어하는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덕분에 매년 한 조 12명씩 12개조(총 144명)가 참여하는 국토대장정 완주율은 지금까지 90%가 넘는다.최호진 동아쏘시오그룹 홍보이사는 “외환위기 때 젊은이들의 기를 살려주자며 시작한 행사가 이토록 오랫동안 지속될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강 회장이 국토대장정을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하며 손수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