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총상금 87억·대회 고작 14개…YAMAHA·한경, '해저드' 빠진 男골프 부활 이끈다

한경 창간 50주년
야마하·한경 2014 KPGA선수권대회 D-13

KLPGA투어 총상금 155억…KPGA의 2배
남자가 여자보다 적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
미국은 남자가 여자의 5배…유럽은 15배
세계 프로골프투어를 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대회 수도 많고 총상금도 높다. 여자 투어가 남자보다 규모가 큰 것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올해 26개 대회를 치르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선수들이 모든 대회를 뛰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원하는 대회를 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하지만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14개 대회에 불과해 선수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수준이다. 코리안투어는 최고의 골프 시즌이라 할 수 있는 9~10월에 단 1개 대회밖에 열지 못할 정도로 ‘대회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반면 여자대회는 9~10월에 한 주도 쉬지 않고 8주 연속 열린다.
여자의 절반 수준인 남자 골프

KLPGA투어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대 투어로 발돋움했지만 KPGA 코리안투어는 투어라고 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열악하기 그지없다. 올 시즌 총상금을 비교해도 코리안투어는 87억원에 불과하지만 KLPGA투어는 155억원이다. 코리안투어의 상금 규모가 여자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미국 PGA투어는 44개 대회에 시즌 총상금이 3억230만달러(약 3075억원)로 LPGA투어 33개 대회의 5885만달러(약 599억원)보다 5배나 높다. 유러피언투어는 51개 대회에 걸린 총상금이 1억1876만달러(약 1208억원)로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18개 대회)의 753만2669달러(약 76억6300만원)보다 15배 많다. 한국처럼 여자 투어의 인기가 높은 일본도 남자대회(22개)의 총상금은 31억5000만엔(약 315억원)으로 여자(36개 대회)의 31억3000만엔(약 313억원)보다 많다.대회당 총상금 女보다 적을 뻔

대회당 평균 총상금을 따져보면 코리안투어는 6억2142만원으로 KLPGA투어의 5억9615만원보다 2527만원 많다. 그나마 대회당 총상금이 여자보다 많게 된 배경에는 한국경제신문과 야마하골프가 총상금을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려서 가능했다. 만약 KPGA선수권 대회의 총상금이 지난해처럼 5억원이었을 경우 4라운드로 치러지는 코리안투어의 대회당 총상금이 5억8571만원으로 떨어져 대부분 3라운드로 열리는 KLPGA투어보다 1044만원 적을 뻔 했다.

일본 남자투어는 대회 수는 적지만 대회당 총상금만 따지면 여자보다 월등히 높다. 대회당 총상금은 1억4300만엔(약 14억3014만원)으로 JLPGA투어의 8694만엔(약 8억6948만원)보다 5606만원가량 높게 책정돼 있다.미국 PGA투어의 대회당 총상금은 687만454달러(약 69억8931만원)로 미 LPGA투어의 178만3333달러(약 18억1418만원)보다 4배 이상 높다. 유러피언투어의 대회당 총상금은 232만8721달러(23억6900만원)로 여자의 41만8480달러(4억2571만원)보다 5.5배가량 많다.

女 못지않은 男대회 홍보 효과

KLPGA투어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기업들은 홍보 효과가 높은 여자 대회 후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뜻있는 기업들이 KLPGA투어 발전에 기여한 것처럼 남자 투어에도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최근 코리안투어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김우현 선수의 아버지인 김원길 바이네르 대표는 다음달 총상금 5억원짜리 남자 대회를 창설한다. 김 대표는 “연 매출이 500억원에 불과한 작은 구두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남자 골프 발전을 위해 대회를 창설키로 했다”며 “골프 대회 개최 이후 매출이 1000억, 2000억원으로 성장해 남자 대회도 충분한 홍보 효과를 누린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여자 대회에 갤러리가 많이 몰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남자 대회도 접근성이 용이한 골프장에서 대회가 열리면 충분히 흥행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프로골프 대회를 대행하는 한 관계자는 “야마하·한경 KPGA선수권대회가 개최되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하늘코스처럼 교통이 편리한 곳에서 대회가 열리면 하루에 수만명이 몰리는 인기 대회가 될 수 있다”며 “여자 대회를 열어야만 홍보에 성공한다는 것은 선입견”이라고 언급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