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중국 車부품 매출 2배로 늘린다"

베이징에 만도 R&D센터 설립…매출 5%이상 연구개발에 투자
만도는 26일 중국 베이징 미윈현에서 중국R&D센터(MRC) 준공식을 열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오른쪽부터)과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 장원기 한국상회 회장 등이 MRC 1층 제품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만도 제공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2018년까지 그룹 내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만도의 중국 매출을 현재의 2배 규모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만도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을 매출의 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현지 기업을 인수합병(M&A)할 뜻도 내비쳤다.

○2018년 중국 매출 두 배로정 회장은 26일 중국 베이징 만도 R&D센터(MRC) 준공식에 참석해 “R&D가 만도의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만도는 지난해 매출의 4%를 R&D에 투자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조6338억원으로, 이 가운데 2200억원가량을 R&D에 지출했다. 정 회장은 “올해는 R&D 투자 비율을 매출의 4.6%로 확대하고 앞으로 5%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R&D 투자비중은 완성차업체는 물론 글로벌 차 부품사들보다 높은 것이다.

정 회장은 “만도가 글로벌 전략에서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생산 현지화뿐 아니라 R&D를 지역에 맞춰 특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도는 MRC 준공을 계기로 중국 고객사에 제품 개발·R&D 단계부터 생산, 판매와 사후 관리까지 포괄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연간 자동차 판매량 2000만대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완성차업체를 공략하려면 맞춤형 서비스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정 회장은 “맞춤형 R&D로 고객층을 넓혀 중국 내 매출을 작년 1조3000억원에서 5년 후인 2018년 3조원으로 두 배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만도는 중국에 6개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베이징현대, 둥펑위에다기아, 상하이GM, 이치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 합작법인과 창안, 지리, 디이 등 현지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만도는 2003년 베이징 시내에 설립한 연구소를 이번에 시 외곽 미윈현의 베이징공장 옆 1만3000㎡ 부지에 신축·이전했다. 연면적 1만㎡의 지상 5층 건물과 17만8000㎡ 규모의 주행 시험장을 갖춰 도로 상황이 열악한 중국 맞춤형 R&D를 진행한다. 현재 255명인 연구 인력을 2018년까지 35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유럽·중국에 R&D 네트워크중국 외 R&D 네트워크로는 R&D 전략을 총괄하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만도 글로벌 R&D센터’와 미국(디트로이트), 유럽(독일 프랑크푸르트), 인도(뉴델리·첸나이) R&D센터가 있다. 국내에서 신제품을 개발하면 글로벌 R&D센터들은 현지 고객의 주문을 반영한 맞춤형 R&D를 실시한다.

또 지역 R&D센터는 각각 현지 자원을 활용한 특화 R&D도 진행한다. 유럽은 미끄럼방지제동장치(ABS)·주행안전성제어장치(ESC)·카메라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미국은 전기모터구동식조향장치(EPS), 인도는 자동차부품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한다. 국내 연구소는 전체 R&D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정 회장은 “올해는 만도가 명실공히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로 도약하는 해”라며 “올해 수주 목표인 9조원 달성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높은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M&A나 합작법인 설립, 기술 제휴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