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선 셰프 "식재료 따라 맛 달라져…소금부터 해산물까지 다 중요하죠"

Luxury & Taste
문지선 셰프(37·사진)의 대학 시절 전공은 전자계산학이었다. 전공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 문 셰프는 휴학하고 입대했다. 제대 후 교직을 준비하던 그는 우연찮은 기회에 한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아르바이트일 뿐이었어요. 조금씩 관심을 기울이다 결국 요리의 세계에 깊이 빠져버렸습니다.”

제주도의 한 레스토랑에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던 그는 2004년 서울 도곡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 안의 맛있는 이탈리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쿠치나’와는 2006년 첫 인연을 맺었다. “이탈리아 요리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프랑스 요리도 배워보고 싶었어요.”2년 만에 프렌치 레스토랑 ‘팔레 드 고몽’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였다. 조리과장으로 입사했다가 셰프로 올라섰다. 팔레 드 고몽은 보유한 와인만 1만병이 넘는 것으로 유명한 고급 레스토랑이다. 라 쿠치나에는 지난 2월 돌아왔다. 변권환 라 쿠치나 매니저는 “라 쿠치나 25주년을 맞이해 실력 있는 셰프를 스카우트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력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독학으로 셰프의 자리에 오른 학구파다. “요리에 대해 많이 알수록 표현하는 방식도 다양해지잖아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탈리아·프랑스 요리를 섭렵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와인 전문가 과정도 밟고 있다.

“모든 재료가 다 소중합니다. 소금, 후추, 해산물 등 특정 재료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얘기죠. 재료에 맞게 숙성시키고, 신선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 어느 한 재료만 중요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선호하는 식재료가 있느냐’는 다소 뻔한 질문을 던지자 돌아온 대답이었다.문 셰프는 인터뷰 내내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라 쿠치나는 식기도 기본에 충실한 것을 사용합니다. 요리에 다양한 분야를 결합하는 게 요즘 트렌드인 것 같긴 해요. 어떤 곳은 화려한 식기로, 어떤 곳은 마케팅으로, 어떤 곳은 해외 유명 학교 출신 셰프라는 점을 내세우기도 하죠. 저희는 그런 것과 무관하게 ‘이탈리아 가정식’이란 기본에 충실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