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CNI 회사채 발행 철회

투기등급으로 신용 떨어져

30일 동부제철 채권은행
워크아웃 추진 가능성 논의
동부 비금융 계열사들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동부CNI가 2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접었다. 동부CNI는 다음달 5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00억원을 자체 자금으로 갚겠다고 밝혔지만, 시장 일각에선 동부CNI의 자금조달 능력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동부CNI는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철회한다고 27일 공시했다. 동부CNI는 당초 250억원 규모의 담보부사채를 발행해 ‘급한 불’을 끌 계획이었지만, 금감원이 ‘신용등급 하락 및 계열사(동부제철)의 채권단 자율협약 추진 등 중요 사항이 누락됐다’는 이유로 정정신고 요구 움직임이 보이자 방향을 틀었다.금감원의 정정공시를 수용할 경우 관련 일정상 채권 발행을 통해 다음달 5일 만기도래분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동부CNI의 신용등급이 투자적격(BBB)에서 투기등급(BB~BB+)으로 떨어지면서 동부증권을 통해 발행물량의 대부분인 240억원을 팔려던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선 동부CNI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동부CNI는 다음달 5일 만기도래분 200억원뿐만 아니라 다음달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300억원의 회사채도 갚아야 한다. 동부CNI가 지난 3월 말 현재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6억7000만원에 불과하다.

한편 동부제철은 당초 산업은행과 합의했던 자율협약 방식이 아닌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형태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부제철 채권은행들은 30일 회의를 열고 동부제철의 워크아웃 추진 가능성을 논의하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이 동부제철의 회사채 차환 발행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서다.동부제철의 자율협약은 내달 7일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제철 회사채 700억원에 대한 회사채 차환발행심사위원회의 차환 발행 승인을 전제로 했다. 차심위가 동부제철 회사채 차환 발행을 승인하면 회사채 신속인수제도가 적용돼 산업은행이 인수한 200억을 제외한 500억원 가운데 60%인 300억원을 신보가 인수하게 된다. 신보는 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이태호/오상헌/박종서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