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검찰 "투자자 기만"…英 바클레이즈 기소…장외거래시장서 발 빼는 대형銀들

미국 뉴욕 검찰이 익명의 장외거래 시장인 ‘다크풀(dark pool)’을 운영하며 투자자를 속인 혐의로 영국 바클레이즈를 기소하자 대형 은행들이 이 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크레디트스위스, 로열뱅크오브캐나다 등이 이날 바클레이즈가 운영해온 ‘LX 다크풀’에서 철수했다.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도 LX 다크풀 이용을 중단했다.다크풀은 익명으로 대규모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장외거래 시스템이다. 장 시작 전 매수·매도 주문을 받고 장이 끝나면 거래량 가중평균 가격으로 매매를 체결한다.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가격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거래 과정을 감추고 싶어하는 기관투자가가 선호했다.

에릭 슈나이더맨 뉴욕주 검찰총장은 전날 바클레이즈가 다크풀을 운영하면서 투자자들을 기만하고 오도했다는 이유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뉴욕 검찰은 바클레이즈가 투자자들에게 초단타 매매업체를 감시하겠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이들 업체가 제재받지 않고 다크풀에서 활동하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슈나이더맨 총장은 한 인터뷰에서 뉴욕 검찰이 빈번한 다크풀 거래와 연계가 뚜렷한 3개의 그룹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초단타 거래자들이 불투명하고 규제가 없는 다크풀을 이용해 불공정한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이유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바클레이즈 기소 발표 후 뉴욕 검찰이 다음 목표물로 삼을 것으로 추정되는 10개 대형 다크풀 운영사의 시장가치는 130억달러(약 13조원) 이상 폭락했다. 바클레이즈 주가는 6.52% 급락했고 크레디트스위스, UBS, 도이체방크 등 다른 대형 운영사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