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제약회사 中 뇌물스캔들, 성관계 동영상이 발단"

지난해 뇌물수수 혐의가 불거진 외국계 제약회사를 상대로 이뤄진 중국 공안의 대대적 수사가 한편의 섹스동영상에서 시작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온바오닷컴은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GSK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공안부가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 Smith Kline, 이하 GSK)의 뇌물수수 수사는 마크 라일리 전 GSK 중국지사 대표의 혼외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에서 촉발됐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앤드루 위티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GSK의 여러 임원에게 라일리 전 대표의 섹스 동영상을 첨부한 이메일이 발송됐다. 동영상에는 유부남인 마크 라일리 전 대표가 상하이 신톈디의 호화주택 안에서 중국인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라일리 전 대표가 거주하는 신톈디 호화주택은 평소 보안이 철저하기로 유명해 제3자가 쉽게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다.

GSK 측은 이같은 이메일이 마크 라일리 전 대표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 의심하고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영국인 사설탐정 피터 험프리를 고용해 조사를 시켰다.하지만 험프리는 이메일 발신자가 누구이며 카메라가 어떻게 라일리 전 대표의 침실에 설치됐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험프리는 오히려 지난해 7월 중국인의 개인정보 불법수집 혐의로 중국 경찰에 붙잡혔으며 조사과정에서 GSK가 중국 의료기관에 광범위하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했다.

경찰은 수사 끝에 GSK가 지난 2007년부터 6년여 동안 여행사 7백여 곳을 통해 30억위안(5천5백억원) 규모의 뇌물을 정부관료, 의사 등에게 전달한 것을 밝혀내고 회사의 중국인 고위급 간부 4명을 줄줄이 연행했다. 라일리 전 대표도 중국 당국의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결국 지난달 경찰에 연행됐다.

신문은 "관련 보도 후, GSK 측에서도 섹스동영상의 존재를 인정했다"며 "다만 이 동영상이 누구에 의해, 어떤 용도로 촬영됐는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