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朴 "스젠더우취나얼러…" 분위기 띄우자…習 "친척 찾아가는 나들이 같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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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이모저모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3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오후 4시께 청와대를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정문 앞으로 나와 시 주석을 반갑게 맞았다.
"세월호 사고 깊은 위로"
삼색전 등 8가지 한식 만찬
펑리위안 여사 대표곡 합창
단독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중국어를 사용하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내 개인의 시간은 또 어디로 갔나, ‘스젠더우취나얼러(時間都去兒了)’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업무에 열중하고 계신다고 들었다”고 중국어를 사용해 시 주석을 포함한 배석자 전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스젠더우취나얼러’는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끈 영화 ‘사인정제(私人訂製)’의 삽입곡 제목이기도 하다.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주석님의 그런 열정과 헌신으로 중국 정부가 지금 추진 중인 개혁의 전면적 심화가 성공하고 중국의 꿈이 실현되길 바란다”며 “한국과 중국이 각자의 꿈을 실현하면서 새로운 동북아를 만들기 위해 힘을 합친다면 한국과 중국의 꿈이 동북아의 꿈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저의 이번 한국 방문은 마치 친척을 찾아가는 나들이와 같은 방문이기도 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단독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1시간가량 길어졌다. 박 대통령은 회담이 길어진 배경을 설명하며 “우리 두 나라가 이만큼 공통의 관심사가 많아지고 협력해야 될 일들이 많아졌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했다.시 주석은 “다시 한번 세월호 사고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먼 친척이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한국에도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다”며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이고 서로에게 좋은 동반자와 친구다. 중국 측은 중·한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오후 8시 가까이 돼 국빈만찬이 열린 영빈관으로 이동했다. 이날 만찬에는 중국 측에서 시 주석 내외를 비롯해 공식 수행원과 경제인 등 40명이, 우리 측에서는 정·재계·학계·문화계 등의 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재계 인사로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신동빈 롯데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황창규 KT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 13명이 초청받았다.
만찬 중에는 펑 여사의 대표곡인 ‘희망의 들판에 서서(在希望的田野上)’를 CBS 소년소녀합창단이 불러 분위기를 돋웠다. 이 노래는 펑 여사가 1982년 중국 CCTV에 출연해 부른 것을 계기로 국민가수로 이름을 날리게 된 곡이다.만찬 메뉴로는 훈제연어 샐러드와 삼색전유화(애호박전, 표고전, 생선전), 홍삼 화계선, 궁중버섯 잡채와 어선, 장향 양갈비구이와 구운 채소, 채소볶음밥과 해물면 신선로 등 8가지 메뉴로 구성된 한식이 나왔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해 박 대통령 방중 당시 따오기를 선물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 국보인 ‘판다’ 한 쌍을 주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런 사실을 언급하고 “이는 한·중 우호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