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이번엔 옥수수 종자 분쟁

'밀반출 혐의' 中 대기업 회장 부인 美서 체포
미국과 중국 간 산업스파이 분쟁이 이번엔 옥수수 종자로 번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중국 대기업 DBN그룹 사오건허우 회장의 부인 모윈이 기업 비밀 절취를 공모한 혐의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돼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모윈은 몬산토, 듀퐁 등 종자개발업체의 옥수수 시험 농장에 침입해 옥수수 열매와 모종을 훔쳐 밀반출한 뒤 중국 기업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14억달러로 추정되는 재산을 보유해 포브스 세계 부호 명단에 올라 있는 사오 회장과 DBN그룹이 이번 종자 반출사건과 관련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연관성은 의심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같은 혐의로 기소된 모 하이링은 모윈과 남매 사이로, DBN그룹 종자회사인 ‘킹스 노어 시드’의 사장이다. 모윈 역시 2001년부터 2009년 3월까지 DBN그룹 연구 프로젝트 관리팀을 이끌었다. 닉 클라인펠트 아이오와 남부지검 검사는 “종자 유출과 관련된 더 많은 정보를 모으고 있으며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스파이 활동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미국 당국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포드, 보잉 등에서 기밀 자료를 빼내려던 중국 스파이를 적발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5명을 컴퓨터 사기, 기업비밀 절도, 산업스파이 혐의로 기소했다.

중국 정부는 미 국가안보국 직원 출신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부가 전 세계 정부를 도청·감시하고 있다고 폭로한 뒤 “스파이는 미국”이라며 자국 기업에 IBM 서버 사용 금지를 촉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